9월 26일, 제75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성대하게 치러질 계획이다. 국군의 날은 10월 1일이지만 추석연휴를 고려하여 9월 26일로 앞당겨 실시하는 것이다. 6·25전쟁 시 국군이 38선을 돌파하여 북진한 것과 육해공군의 창설일을 통합하여 10월 1일을 국군의 날로 정하게 되었다. 여군의 태동 또한 6·25전쟁 시에 창설되었기에 더욱 의미가 있는 날이기도 하다. 행사의 품격 지난 9월 6일, 여군 창설 제73주년 기념행사가 공군호텔에서 거행되었다. 지난해에는 행사에서 여군 약사를 소개하는 임무를 맡았으나 이번 행사는 재향군인회
지난달 6·25 73주년 기념 행사장에서 있었던 일이 각 언론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 중 한 매체의 유튜브 방송은 현재 접속횟수가 120만 회를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 이유는 당일 행사장에서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옆에 앉은 6·25 참전용사에게 받은 쪽지가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쪽지에는 “KLO가 인정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지난 2월엔 보상금도 받았고 6월 14일엔 청와대 오찬에도 초청받았다”고 쓰여 있었다. 6·25 전쟁이 발발한지 73년이 지났는데 왜 이제야 보훈이 이루어진 걸까?누가 감사한 일인가
가로세로 하얀 묘비들이 열병하는 대오처럼한 치 흐트러짐 없이 늘어서 있는 현충원에 섰다 (중략)이 몸이 죽어서 나라가 산다면 이슬같이 죽겠노라던 독립군과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 나가자던 용사들의 노랫소리귓가를 맴돌다 뜨거운 유월의 태양 속으로 사라졌다‘현충원에서’, 시집 《지금 너를 마중 나간다》(2021년) 중에서 -73년을 기다려온 호국의 형제지난주에 국립현충원을 방문하여 호국영령들을 추모하였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을 앞두고 재향군인회 여성회의 일원으로 참배를 하러 갔는데 예상외로 많은 단체 참배객들로 인해 현
김춘수 시인은 ‘꽃’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말했다. “(중략)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는 말처럼 지난 3년간의 봄이 그러했다. 봄이 와서 꽃이 지천으로 피어났어도 이름을 불러주는 것은 고사하고 코로나19 감염병 예방대책으로 인해 꽃구경이라는 말이 생소할 정도로 우리의 눈과 발은 집안에 묶여 있었다. 지난주 오랜만에 태안으로 꽃 구경을 다녀온 후 내가 보는 찰나의 아름다
푸르른 삼월에(중략)아버지그 위 아버지가 그러했듯이푸르른 스물 청춘 잠시 호흡 가다듬고나라 위해 목숨 바칠마음 준비한다삼월에는저마다 푸르른 희망 꿈꾼다나무도보리도청춘도그리고 곰삭은 나까지 지난달 오만촉광에 빛나는 소위 계급장을 달고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을 다짐한 신임 장교들에게 바치는 헌시(獻詩)의 일부다.대(代)를 이은 군인의 길 지난달 말에서 3월 초 2023년 신임 장교 임관식이 거행되었다. 올해 장교 임관식에 눈길이 간 것은 지인의 아들이 학군장교로 임관했기 때문이다.사실 그와는 1999년에 육군대학에서
서울을 떠나 경기 구리시 갈매지구로 삶의 터전을 옮긴 지도 2년 반의 시간이 흘러갔다. 약 1만여 가구가 살고 있는 갈매동은 코로나19 시대에 피난처와 같은 곳이었다.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멀리 나가지 않고서도 이른바 슬세권(슬리퍼와 같은 편한 복장으로 카페나 편의점, 도서관, 쇼핑몰 같은 편의시설을 사용할 수 있는 주거 권역을 뜻함)을 누릴 수 있는 기반 시설을 갖춘 곳이라 일상 생활을 누리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 나는 다시 용산으로의 회귀를 계획하고 있다. 돈이 그렇게 많냐구? 아니 오히려 돈이 부족해서다. 아들과의
지난달 말 아들에게서 문자 한 통을 받았다. 은행 대출금리가 엄청나게 올랐다면서 보낸 대출금리 내용을 보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지난달보다 대출이자가 무려 20여만원이나 올랐고 1년 전에 비하면 무려 40여만원이 올라 매달 100여만 원의 이자를 감당하게 된 셈이다.아들이 대출을 낸 상품은 ‘청년 안심 전세대출’로 정부에서 권장하여 전세금의 90%를 대출해 주는 것이었다. 조건은 만 34세 이하, 3억원 이하 주택에 연봉 5000만원 이하 청년에게 빌려주는 것이었다. 작년에 갑자기 서울로 직장을 옮기게 된 아들이 오피스텔을 구
코로나19에 확진 되었다가 회복된 지 어느덧 한 달이 되었다. 나의 경우 이전의 삶과 가장 달라진 점은 바로 한 달간 미각과 후각의 상실이었다. 이것이 얼마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지 두 번 다시 걸리고 싶지 않은 질병이다. 확진자로 판정이 되고 다시 일상을 되찾기까지 한 달을 되돌아보며 이게 과연 온전히 개인이 감당해야 할 일인가를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골든 타임’을 놓치면 벌어지는 일 불과 한 달 전까지 친구들을 만나면 나는 인간관계가 아주 안 좋은 사람에 속했다. “얼마나 사람들과 교류가 없으면 아직도 코로나19에 안 걸렸느냐
얼마 전 아들과 함께 ‘탑건2 매버릭’ 영화를 보러 갔다. ‘탑건’을 본 것이 35년 전이었는데 이렇게 아들하고 후속작을 보게 되다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리고 ‘탑건’에서 내가 느꼈던 감동을 아들도 ‘탑건2’에서 공감했다니 세대를 아우르는 명화임에는 틀림이 없는 듯하다.1986년 미국에서 개봉했고, 1987년에 우리나라에서 상영되었으니 수십 년이 지났는데도 지금까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은 영화 속에서 펼쳐진 충격적이고 감동적인 몇몇 장면 때문이다. 과연 이 영화의 매력은 무엇일까?언제나 마음은 청춘이 영화의 첫 번째 매력은 무
지난 5월 10일은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식을 한 날이다. 그리고 취임식 도중 깜짝 영상이 공개되었는데 바로 청와대가 74년 만에 국민에게 개방된 장면이었다. 그동안 청와대는 절대 권력의 상징으로서 구중궁궐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삼엄한 경비로 일반 국민들은 접근이 매우 어려웠으며 가끔 벌어지는 불심검문 때문에 주변조차 마음 편히 지나갈 수 없었다. 그러던 청와대 대문이 활짝 열린 지 어느덧 한 달이 되어가고 어느새 서울을 대표하는 볼거리로 탈바꿈했다. 청와대 관람 방문객 수가 지난 6월 9일 기준 77만여 명이라는 수치가 이를 증명
지난 3월 2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현 정부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협의를 통해 관련 시설 등을 단계적으로 이전하는 방안에 대해 합의했다. 대통령 당선자는 취임일인 5월 10일부터 국방부 내의 집무실에서 공식적인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어서 본격적인 용산 시대의 개막을 알리고 있다.용산은 개인적으로도 군 생활의 시작과 끝을 마친 곳이라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지난 100여 년 동안 용산의 모습은 어땠을까? 또 어떻게 바뀌어 갈까? 돌아가는 삼각지는 없다용산 삼각지역에서
예로부터 전쟁은 영토를 맞대고 있거나 가까운 거리에 있는 국가 사이에서 빈번하게 발생해온 것을 살펴볼 수 있다. 영토 확장이라는 측면과 수많은 이해관계가 직접적으로 충돌하기 때문이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21세기에도 여전히 전쟁이 발발하고 있고 이로 인한 국제정세의 변화는 우리나라의 안보와 경제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이번 러시아의 침공이 전 세계인의 축제인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과연 국격(國格)은 국력에 비례하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올림픽 개최국의 국격 지난해
매년 돌아오는 새해인데 올해가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내 인생에서 회갑을 맞이하는 해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의미와 더불어 올 한해는 국가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해다. 바로 3월 9일에 대통령 선거가 있기 때문이다. 국민에게 향후 5년간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 갈 대통령을 뽑는 일은 중요한 일이지만 60여만 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는 군대에서도 대선은 아주 중요한 사안이다. 바로 군의 최고 통수권자가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군인들은 과연 대통령 후보자와 대선 공약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얻고 있을까?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을
퇴직 후에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내 소개를 할 때면 이렇게 말한다. “전에는 군인이었고 현재는 시인으로 활동하는 이서인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렇게 되묻는다.“어떻게 군인이 시인이 될 생각을 하셨어요?” 그럼 나는 냉큼 이렇게 대답한다. “네. 이순신 장군도 시인이었고 남이 장군도 시인이셨어요.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유명한 시를 남기셨고요.” 그러면 이내 “아! 맞아요. 문무겸비….”한다. 우뇌를 개발하라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명령과 복종, 규율과 질서, 책임과 의무가 우선시되는 군대에서 문화는 왜 필요한 것일까.며칠 전 모임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0 도쿄올림픽이 끝나고 지금은 패럴림픽이 열리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일 년 미뤄진 이번 올림픽의 참가 여부를 놓고 많은 논쟁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참가를 잘한 것 같다.경쟁에는 반드시 승자와 패자가 있기 마련이다. 승자에게는 올림픽 메달과 함께 각종 포상비가 뒤따르고 국민에게 환호를 받았지만 패자는 고개를 떨구고 쓸쓸하게 귀국하는 것이 이전의 통상적인 모습이었다면 이번 올림픽은 이제까지와는 다른 장면들이 속출했다.4년도 아니고 5년 동안 절치부심하면서 기량을 닦아온 태극전사들의 경
며칠 전 모교를 방문하여 후배들에게 진로지도 특강을 하고 왔다. 진로지도는 졸업생 중에서 전문 직업을 가진 선배를 초청하여 학생들에게 해당 직업을 소개하고 상담을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현역 장교로 근무할 때는 군복을 입고서 가끔 특강을 하기도 했는데 제복에 대한 매력 때문이었는지 그야말로 인기 ‘짱’이었다.그러나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창궐 중이라 학생들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강의를 듣다 보니 예전처럼 열띤 환호성도 호응도 기대할 수 없었다.나도 마스크를 쓴 채 강의를 하다 보니 호흡도 힘들고 마스
요즈음 군 급식 실태가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최근 군내 소식을 SNS로 알리는 ‘육군훈련소 대신 알려드립니다’에 의하면 각급 부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격리 병사의 부실한 식판 사진이 올라와 군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과거 내가 위관장교 시절이었을 때니 40년 전부터도 병력 관리의 기본적인 모토는 ‘잘 먹이고 잘 입히고 잘 재우자’였다.그 중 가장 으뜸이 ‘잘 먹이자’는 것인데 무엇 때문에 21세기 대한민국 군대에서 부실 급식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님의 화를 돋우는 일들이 벌어지
최근 각종 언론에서는 74세 여배우의 오스카 수상 소식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바로 ‘미나리’ 영화의 조연을 맡은 윤여정 배우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소식이다.지난해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오스카 감독상을 받은 데 이어서 올해 윤여정 배우의 수상 소식은 그동안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고구마를 몇십 개 먹은 것 같이 답답하고 지쳐 있던 국민의 마음에 청량한 사이다를 선사한 느낌이다. 적지 않는 나이, 아니 이미 일흔을 훌쩍 넘긴 여배우가 오스카상을 거머쥔 원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유쾌한 74세 여배우의 꿈 지난 4월
올해로 퇴직 3년 차에 접어든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바람에 자영업자를 비롯한 많은 국민이 힘든 시기를 보냈고 그런 상황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이 어려운 시절에 다행히도 연금을 받을 수 있어서 먹고사는 것을 걱정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참으로 고마운 일이라는 것을 절감한 한 해이기도 했다.지난해를 돌아보면 경제적으로 두 가지 큰 이슈가 있었다. 첫 번째는 여전히 부동산 가격 폭등이고 두 번째는 주식 시장의 호황이었다. 3년 전에 본의 아니게 나도 ‘주린이’(주식+어린이) 대열에 동참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퇴
‘다 지나가리라’ 하고 버틴 한 해였다. 퇴직하고 사회에 발을 내디딘 지 2년 차였던 2020년, 마지막 세금인 종부세를 확인하는 순간 가슴에 커다란 돌덩이 하나가 내려앉았다.전년도 세금의 무려 세 배가 넘는 금액을 보고 나서 ‘이건 정말 잘못된 것일 거야’ 하고 당장 세무서로 가서 따지리라 결심을 했다.다주택자의 변명 내가 정부에서 가장 싫어하는 다주택자가 된 것에는 나름 이유가 있었다. 6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시며 지방에 있던 집을 상속하게 되었는데 당시 자식 중에 전국을 떠돌아다니며 근무하느라 무주택이었던 내가 상속을 받게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