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홀 수리 정체에 실명 공개… 김포시청 30대 공무원 숨져
성명 통해 “정부의 악성민원인 대책 있기는 한 것인가” 물어
정부·국회에 민원 현장 실태조사 및 관련 법안 통과 등 촉구
악성 민원인 위법행위에 대한 고소·고발 등 강력 대응도 주문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이 지난 6일 악성민원에 시달리다 김포시청 공무원이 숨진 사건과 관련, 정부에 강력한 대응 및 대책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관련 사진 공노총 제공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이 지난 6일 악성민원에 시달리다 김포시청 공무원이 숨진 사건과 관련, 정부에 강력한 대응 및 대책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관련 사진 공노총 제공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 석현정·공노총)이 악성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공무원과 관련, 정부의 선제적 대책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공노총은 6일 성명을 통해 “악성 민원으로 인해 공무원 노동자가 희생당했다. 도로 보수공사 업무를 담당하던 김포시청 주무관이 항의성 민원에 시달리다 유명을 달리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앞서 지난 5일 오후 인천시 서구 도로에 주차된 차 안에서 김포시 9급 공무원 A씨(30대)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지난달 29일 김포 도로에서 진행된 포트홀(도로 파임) 보수 공사로 차량 정체가 빚어지자 항의성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 누리꾼이 공사를 승인한 주무관이 A씨라며 그의 실명과 소속 부서, 직통 전화번호를 공개하면서 A씨에 대한 비난 글이 폭주했다.

온라인 카페에서는 ‘집에서 쉬고 있을 이 사람 멱살 잡고 싶네요’, ‘정신 나갔네요. 2차로를 막다니’, ‘참 정신 나간 공무원이네’ 등 A씨를 성토하는 글이 실렸다.

공노총은 이와 관련 “무분별한 신상털이, 마녀사냥식 공격에 나선 수많은 악성 민원인으로 인해 고인과 함께 일했던 공무원마저 사직서를 제출했다”면서 “지난해 7월 악성 민원으로 인한 초등교사 사망사고와 세무서 민원팀장 사망사고가 일어난 지 일 년이 채 지나지 않았다. 정부의 악성 민원 대책으로 과연 달라진 것이 있기는 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악성 민원이 발생할 때마다 공무원 노동자 개인이 오롯이 감내하는 경직된 피해자 보호제도부터 당장 개선할 것을 강력히 요구해왔지만, 악성 민원에 대한 전수조사는커녕, 줄기차게 요구한 민원 처리 관련 제도 및 법령 개선도 차일피일 미뤄왔다”며 정부를 성토했다.

공노총은 “정부는 악성 민원에 대한 정의·요건도 규정하지 않고, 민원 담당 공무원 실태조사 및 보호 계획 수립 의무조차 제대로 수행하지 않으며 사용자로서 의무를 저버렸다”라며“공무원 노동자는 최일선에서 총알받이가 되어가고 있다. 우리는 더 이상 동료를 잃기 싫다”라고 밝혔다.

공노총은 “사후약방문격인 악성 민원 대책은 필요 없다. 정부는 지금 당장 악성 민원에 시달리는 공무원 노동자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며 “형식적인 민원 실태조사 말고, 민원 담당 공무원 노동자의 애로사항이 무엇인지 직접 현장점검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행정안전부가 직접 나서서 기관별 민원인 위법행위 현황을 관리하고, 민원 담당자 사전 보호에 적극 나서라는 것이다.

노조는 “정부는 민원인의 위법행위 양상을 명확히 규정하고, 민원인의 의무 위반, 위법행위에 대해 고소·고발 등 강력한 법적 조치를 의무화하라”고 요구한 뒤 “국회와 정부는 민원 담당 공무원 보호를 위해 계류 중인 민원 처리 관련 법령 개정에도 적극 나서라”라고 촉구했다.

공노총은 “공무원 노동자에 대한 갑질을 일삼는 불법 악성 민원인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한다”며 “악성 민원으로부터 안전한 노동환경이 마련되는 그날까지 끝까지 정부를 지켜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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