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제 채용공무원 근본적 해법 모색을 위한 국회토론회 열려
재준호 교수, “시선제 채용 폐지 후 전환공무원과 통합 검토 필요”
“전일제 공채 때 시선제 경력자 우선 채용 법 규정 신설”도 제안
김성희 교수, “승진소요기간 격차 해소 등 통합성 먼저 높여야”
인사처·행안부 “ 전일제 통합 심도 있는 고민 필요… 소통할 것”

 

11일 국회으원회관에서 열린 시선제 채용공무원과 전환공무원의 통합을 위한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이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시선제노조 제공
11일 국회으원회관에서 열린 시선제 채용공무원과 전환공무원의 통합을 위한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이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시선제노조 제공

제도 도입 10년을 맞아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 차별 문제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국회토론회가 11일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시선제 채용공무원은 공직사회의 섬 같은 존재다. 제도는 물론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일과 가정의 양립이라는 취지에 따라 도입됐지만, 막상 시행해보니 문제가 한둘이 아니었다.

주 20시간 근무가 정해지다 보니 업무 분장이나 용품, 승진 등에서도 시선제 채용공무원은 ‘0.5명’ 취급을 받았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주 20시간 근무만으로는 급여가 최저임금에도 못 미쳐 생계가 위협을 받는다는 것이었다.

이런 현실을 견디다 못해 하나둘씩 떠나기 시작해 채용 이후 40%의 시선제 채용공무원이 일터를 떠났다.

급기야는 정부도 지방직은 2018년, 국가직은 2020년 채용을 중단했다.

이후 조금씩 제도개선이 이뤄졌지만, 임시방편이었을 뿐 근본적인 해법은 아니었다.

수적으로도 소수이다 보니 정부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각종 문제를 예견하지 못한 채 제도를 도입해 시선제 채용공무원을 뽑은 것이 정부인 만큼 이를 해결할 책임 또한 정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날 열린 국회 토론회는 이런 시선제 채용공무원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해법을 모색해보자는 취지에서 한국노총 공무원노동조합연맹 소속 전국시간선택제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정성혜·이하 ‘시선제노조’) 주최로 열렸다.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과 전환공무원의 통합을 위한 토론회가 끝난 뒤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앞줄 가운데 왼쪽부터 김현진 공무원연맹 위원장, 오영환 의원, 정성혜 시선제노조 위원장, 용혜인 의원. 시선제노조 제공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과 전환공무원의 통합을 위한 토론회가 끝난 뒤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앞줄 가운데 왼쪽부터 김현진 공무원연맹 위원장, 오영환 의원, 정성혜 시선제노조 위원장, 용혜인 의원. 시선제노조 제공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의원(제주 제주시갑)·오영환 의원(경기 의정부시갑)·이해식 의원(서울 강동구을)·이형석 의원(광주 북구을)·임호선 의원(충북 증평군진천군음성군)과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비례대표)이 공동 주최로 시선제 채용공무원과 손을 맞댔다.

주제는‘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과 시간선택제 전환공무원과 통합 운영 방안 모색’으로 발제는 채준호 전북대학교 교수가 맡았다.

이어 배규식 전 한국노동연구원장을 좌장으로 △유정은 시선제노조 경기인천본부장 △강성대 창원특례시공무원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 △김성희 고려대학교 노동대학원 교수 △인사혁신처 장우현 인사혁신팀장 △행정안전부 김정민 지방인사제도팀장이 토론을 벌였다.

정성혜 시선제노조 위원장이 토론회 팻말을 들고 있다. 시선제노조 제공
정성혜 시선제노조 위원장이 토론회 팻말을 들고 있다. 시선제노조 제공

정성혜 시선제노조 위원장은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이 법으로 도입된 지 만 10년이 되는 해이다. 양질의 일자리라고 정부가 홍보했지만, 시선제로 채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시간협의권, 승진기간 산정, 휴직기간 산정 등에서 차별을 받고 있어 이에 대한 근본적 해법을 찾기 위해 국회토론회를 개최하게 되었다”라고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발제자로 나선 채준호 전북대 교수는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의 제도 개선을 위해서 전일제 공무원 채용 시 (시선제 채용공무원을) 우선 고용 법 조문 신설을 검토하거나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 폐지 후, 시간선택제 전환공무원과 통합하는 등을 정부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유정은 시선제노조 경기인천지부장은 ”시간선택제 전환공무원의 경우 육아휴직 기간을 급수별 1년간은 주40시간 근무로 산정하고 있어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과 비교해 9급으로 임용되어 6급까지 승진하는 기간이 4년가량 빠르다”며 형평성 문제와 함께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성대 창원특례시 수석부위원장은 ”창원특례시에 근무하는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을 대상으로 실태 파악을 한 바 들어올 때는 육아 등의 사유로 시간을 짧게 일하는 것이 필요했지만, 임용된 지 9년이 지나니 근무시간을 늘려 업무 공백 없이 근무하는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현실을 이야기했다.

김성희 고려대학교 노동대학원 교수는 “승진소요기간 산정에 격차를 개선하고 업무 배정 협의 조정제를 실시하여 통합성을 높여가는 것이 필요하다고”고 점진적인 제도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장우현 인사처 인사혁신팀장은 ”일, 가정 양립 목적의 취지로 도입되었는데 이를 폐기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태조사를 인사혁신처 내부적으로 하고 있다”면서 “제도의 존폐나 통합에 대해 고민하고 소통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정민 행안부 지방인사제도과 팀장은 ”많은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셨지만, 시간선택제 공무원을 전일제 공무원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정리가 되는 것 같다”면서 “이는 많은 부분이 검토되어야 될 것 같고 인사혁신처와 같이 심도있게 고민해 나가고, 앞으로도 가능한 범위 내에서 개선해 나가는 방향으로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김현진 공무원노동조합연맹 위원장과 전국에서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 12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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