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제노조, 제도 도입 10년… 인사부서 대상 설문조사
201곳 중 145곳 주당 근무시간 40시간 확대에 찬성
전일제 공무원과 근무시간 안 맞아 운용에 오히려 불편
“담당 업무에 차이 없어 인사관리 별도로 할 필요 없어”
정성혜 위원장, “오는 국회토론회에서 해법 모색해야”

지난해 12월 20일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왼쪽 첫 번째)과의 면담 자리에서 정성혜 시선제노조 위원장(두 번째)과 김진식 부위원장이 시간선택제 채용 공무원의 고충을 설명하고 있다. 시선제노조 제공
지난해 12월 20일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왼쪽 첫 번째)과의 면담 자리에서 정성혜 시선제노조 위원장(두 번째)과 김진식 부위원장이 시간선택제 채용 공무원의 고충을 설명하고 있다. 시선제노조 제공

“지자체에서는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의 근무시간을 40시간으로 늘려서 일반 공무원과 통합운영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데, 정부가 만든 제도가 이를 가로막고 있네요.”

한국노총 공무원노동조합연맹 소속 전국시간선택제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정성혜·시선제노조)이 시선제 공무원제도 도입 10년을 맞아 이 제도의 실태를 알리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실시해 그 결과를 1일 공개했다.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 운영 시 애로사항과 주당 근무시간을 15~40시간까지 확대하는 것에 대한 지자체 인사부서의 의견을 묻는 것이었는데, 설문지를 돌린 228개 지자체 가운데 201곳이 회신했다.

지자체 인사부서 10곳 중 7곳 시선제와 전일제 분리 운영 불편 호소

설문 결과, 응답한 201개 기관(복수 응답) 가운데 114개(56.7%) 기관이 ‘짧은 근무시간’, 99개(49.2%) 기관이 ‘보직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고 회신했다.

시선제노조 제공

다시 말해 짧은 근무 시간 때문에 일반 공무원과 근무조를 짜기도 어렵고, 보직을 부여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또 다른 설문인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의 주당 근무시간을 15~35시간에서 15~40시간으로 변경하는 것에 대한 지자체 인사부서의 의견은 호의적이었다.

201곳 중 145개(72.14%) 기관이 주 40시간까지 근무시간범위를 늘리는 것에 찬성(125개 기관)하거나 행안부 지침이 변경되는 경우 추진(20개 기관)하겠다고 회신했다.

통합 운용에 대한 찬성 지난해보다 8.14%p 높아져

똑같은 설문을 돌린 지난해 지자체 인사부서의 찬성 의견 63.96%보다 8.14%p나 높은 것이다.

‘찬성’ 이유로는 ‘전일제공무원과 시간선택제공무원 담당업무의 차이가 없어 인사관리를 별도로 해야 할 필요성이 없으며, 중·장기적으로 통합 운영해야 할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또 ‘40시간과 업무추진에 차이가 없으며 인사운영의 효율성 제고’ 등도 이유로 꼽았다.

다시 말해 40시간을 근무하는 일반 공무원과 업무는 차이가 없는데 근무 상한이 35시간으로 정해져 있어 당직 관리나 승진 등 인사관리를 별도로 하는 불편이 따른다는 것이다.

제도만 바꿔 근무 상한선을 고친다면 일선 현장에서는 시선제 공무원을 일반공무원과 통합운영하는 데 거부감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초과근무해 40시간 채우는 곳도

노조는 또한 지난 7월 조합원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응답자(복수 응답) 644명(80.1%)이 주 31~35시간을 근무 중이며, 초과근무를 한다고 답한 623명 중 362명(58.1%)이 월 21시간 이상 초과근무로 이미 주 40시간 이상을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선제 공무원노조 제공
시선제 공무원노조 제공

일반근무가 아닌 초과근무를 통해 40시간을 넘겨 일하는 시선제 공무원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문제는 나머지다. 이들은 일을 더하고 싶어도 근무 상한과 기관 특성 등으로 35시간 이상 못하는 시선제 공무원이 많다는 것이다.

근무시간 부족해 최저임금에도 못 미쳐 생계위협 받는 시선제 공무원도

어떤 시선제 공무원은 일을 더하고 싶어도 못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급여로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는 반면, 업무량이 많은 기관의 경우는 초과근무를 통해 35시간을 넘겨서 일을 하는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시선제 공무원의 근무시간을 늘려서 일반공무원과 통합운용해도 문제가 없는데 시간제한을 둬 일선 인사부서만 업무를 복잡하게 하고, 형평성 문제를 낳는 만큼 하루빨리 제도를 고쳐야 한다는 게 시선제노조의 주장이다.

정성혜 전국시간선택제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시선제 공무원제도 개선의 필요성과 당위성이 증명됐다”면서 “오는 9월 11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리는 국회토론회에 행정안전부와 인사혁신처 등 관련부처와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만큼 이 자리에서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과 시간선택제 전환공무원 간 통합’ 등 제도 개선이 이루어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공생공사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