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눔》 “비고시 출신 실·국장 할당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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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눔》 “비고시 출신 실·국장 할당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김성곤 선임기자
  • 승인 2020.10.22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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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공무원노조, 정책 브리핑 통해 할당제 도입 주장
“서기관 승진땐 비고시가 많은데 위로 갈수록 씨말라”
“고시 합격이 고위공무원단 가는 면허증이어선 안돼”
“잘못된 승진·평가제도와 폐쇄적 고시순혈주의가 원인”
“시험때 배려도 아니고, 입직 후 할당제라니…” 반대도
앞으로 5년 뒤 일반행정 인력소요는 17%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은 2020년 5급 공채 및 외교관후보자 시험장 모습. 인사처 제공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고시(5급공채) 출신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늘어나면서 고시순혈주의에 대한 개선 요구가 거세다. 사진은 지난 7월 치러진 5급 공채 및 외교관후보자 시험장 모습. 인사혁신처 제공

해마다 인사철이 되면 ‘고시(5급 공채)순혈주의’와 ‘비고시 홀대론’이 대두된다.

올해도 얘외는 아니어서 국가공무원노동조합(국공노)이 나섰다. 아예 ‘실·국장 할당제’를 꺼내들었다.

국공노 정책연구소는 지난 21일 ‘비고시 출신의 국·과장 승진 실태와 개선 방향’이라는 제목의 정책브리핑 2020-2호를 언론에 배포했다.

환경부의 간부 승진 사례를 분석한 뒤 ‘양성평등채용목표제’, ‘지역인재채용추천제’처럼 비고시 출신 공무원에게도 ‘실·국장 할당제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비고시 출신들을 실·국장에 수혈해 폭넓은 공직경험을 살리고, 비고시 출신 공무원들의 사기도 높이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보는 눈은 서로 다른 게 공직사회의 현주소이다.

4급 승진은 비고시가 더 많은데 2급은 전무

국공노 자료에 따르면 환경부의 경우 5급에서 4급 승진자 비율은 2015년 비고시가 고시 출신을 추월한 이후 2019년까지 5년째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만 보면 비고시가 13명이었고, 고시 출신은 11명이었다.

자료:국공노 정책연구소
자료:국공노 정책연구소
자료:국공노 정책연구소
자료:국공노 정책연구소
자료:국공노 정책연구소
자료:국공노 정책연구소

하지만, 3급 승진에서는 양상이 바뀐다. 2013년부터 내리 7년째 고시가 비고시를 압도한다. 2016년에는 단 한명도 비고시 승진자가 없었다.

2급 승진은 더 심각하다. 2013년부터 7년간 비고시 출신 승진자는 단 1명도 없었다.

현장 경험 없는 고시 출신 국·과장 배출…비고시는 체념

7급이나 9급으로 시작한 공무원들은 현장 경험이 풍부하다. 대신 5급 공채에 합격한 고시 출신은 명석하지만, 현장 경험이 부족하다.

이들은 사무관에서 시작한다. 7급은 10년 이상은 돼야 사무관을 단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4급을 달면 비고시 출신은 능숙하지만, 고시 출신은 초기엔 현장 경험 등이 부족해 해결 능력에서 약점을 보인다는 게 국공노의 지적이다.

하지만, 이들이 이후 승승장구하는 것은 자질 외에도 객관적이지 못하고, 불합리한 승진 및 평가제도에서 기인한다고 분석한다. 여기에는 고시 출신 중심의 기득권 집단이 폐쇄적인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한 것도 한몫 한다는 것이다.

이게 누적되면서 능력이 있는 비고시 공무원조차 승진에 관심을 두지 않거나 포기하는 분위기에 젖게 돼 경력관리가 되지 않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나중에 “비고시 출신을 시키려 해도 사람이 없어요”라는 인물론의 빌미가 되기도 한다. 

‘사기진작’ ‘소통’ 문제 등으로 애둘러 표현하는 비고시-고시 문제

‘고시우선주의’가 개선돼야 한다는 공감대는 있지만, 이것이 논의의 장으로 올라온 적은 없다. 그만큼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애둘러서 표현한다. 어쩌다가 비고시 출신이 고위공무원단에 발탁된 경우 생색을 내면서도 비고시 출신 배려라는 말 대신 ‘사기진작’, ‘조직구성원 융합차원’ 등의 용어로 포장한다.

간혹 노조가 문제를 제기하면 “충분히 알아들었다”고 다독거린 뒤 다음 인사 때 주무과장이 아닌 평범(?)한 과장 자리를 비고시에 배정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비고시-고시 구도가 형성되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

중앙부처의 고시 출신 고위인사 담당자는 “무슨 지침이 있는 것은 아니고, 부처별로 기관장이 조직구성원 융합차원과 자율로 관리를 해왔다”면서 “할당제는 또다른 차별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세종청사 한 부처의 고시 출신 과장은 “여성 장관 등 정무직은 비율을 정할 수 있지만, 양성평등이나 지역인재채용처럼 시험단계에서 배려하는 것도 아니고, 입직 이후 할당제는 직업공무원 세계에서는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할당제든 계급정년 도입이든 고시출신에 경쟁 도입하자”

정부부처 비고시 출신 전직 국장 A씨는 “비고시 출신 국·과장 할당제를 하면 좋겠지만, 여의치 않다면 계급 정년제를 도입해 고시 출신도 경쟁을 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5급 공채에 합격하면 대부분 고위공무원단으로 올라가면서 우수인재들이 노력을 하지 않고, 자질을 썩히는 낭비적 요인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5급 공채 합격이 “고위공무원단으로 가는 면허증이냐”는 비판도 나온다.

최영조 국공노 정책연구소장은 “양성평등채용제나 지역인재채용도 초기에 많은 반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뿌리를 내렸다”면서 ”비고시 실·국장 할당제와 함께 비고시 출신에 대한 교육시스템과 별도의 경력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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