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노조 기재부 서기관 인사 규탄 성명
승진자 11명 모두 고시 출신, 비고시 전무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 잡으려면 할당제 필요
지난 10일 조달청 이어 두번째 비판 성명

그래픽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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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관 승진자 11명 모두 고시, 부이사관 59명 전원 고시, 서기관 268명 가운데 비고시 63명….

기획재정부노동조합이 기재부의 고시 출신 위주 인사관행 타파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10일 조달청노조에 이어 두 번째로, 공직사회에서 고시 순혈주의에 대한 반발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재부노조는 13일 ‘기획재정부 서기관 인사를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최근 이뤄진 기재부 서기관 인사에서 승진자 11명 모두가 고시 출신으로 채워지고, 비고시 출신은 한 명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고시 출신들은 사무관부터 서기관까지 10년 이상 열심히 일하여 승진했고 그럴 자격이 있다고 자평하겠지만, 입직부터 20여년간을 조직을 위해 몸담은 비고시 출신들은 서기관 승진의 기쁨을 누릴 자격이 없다는 말이냐”고 물었다.

기재부노조가 이런 불만을 터뜨린 것은 고시 출신 위주로 이뤄지는 기재부 인사에 대한 불만이 누적됐기 때문이다.

기재부노조에 따르면 기재부의 5급과 7급의 공채 비율은 5급이 50%를 조금 넘는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갈수록 고시 출신이 주요 자리를 독차지하고, 이것이 구조화되면서 불균형이 심화된다는 것이다.

노조는 “비고시가 5급이 되었다 하여, 고시 출신과 같은 대접을 기대하는 것은 큰 오산”이라며 “근평을 받는 중요자리는 고시만 갈 수 있고, 비고시가 갈 자리는 점점 더 사라지고 있고, 고시 출신 국·과장들이 고시 후배들을 챙기는 것도 당연지사가 됐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특히 고시 출신이 많은 것도 인정하고, 또 빨리 승진하는 것도 인정하지만, 고시 편중이 너무 심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기재부 서기관 268명 중 205명이 고시 출신이고, 나머지 63명의 비고시 서기관은 무보직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또 부이사관은 59명 중 59명 전원이 고시 출신이고, 비고시는 전무한 실정이다.

비고시 출신 사이에서는 “대(大)기재부에서는 “5급부터 사람으로 본다”는 말이 회자된다고 노조는 밝혔다.

2019년 노조에서 실시한 공직생활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출 또는 이직 의향이 있는 고시 출신은 46.15%였다. 반면, 7급 공채 출신은 60.83%가 기재부를 떠나기 희망했다.

노조는 14.68%의 차이가 고시 출신 위주로 이뤄지는 기재부에 대한 비고시 출신들의 박탈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이에 따라 기재부노조는 ▲기회의 평등을 보장하고 승진사무관과 고시사무관을 차별하지 말 것 ▲고시들만의 카르텔을 깨뜨리고 기울어진 운동장이 바로 설 때까지 할당제를 도입할 것을 기재부에 요청했다.

한편, 앞서 조달청노조도 고시 출신 위주 인사 관행이 현 청장 부임 이후 더 심화됐다며 이를 시정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을 내는 등 공직사회 내에서 심화되고 있는 고시 순혈주의에 대한 비판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태다.

김성곤 신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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