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공생공사’

1월 넷째 주(1월 21일~1월 27일) 공생공사닷컴에서는 △선거사무 수당 현실화를 요구하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기획재정부에 달려가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한 공무원 노동계와 △올해 국가공무원 9급 필기시험 접수 결과 경쟁률이 21.8대 1로 32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는 뉴스 △소방공무원 채용 시험 및 평가 종목을 전환하고, 남녀에게 똑같은 기준을 적용한다는 뉴스를 비중 있게 다뤘다. 이 가운데 공무원시험 경쟁률 하락은 현재 공직사회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보다 입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준 사안이었다.

이달 18~22일 국가공무원 9급 공채 필시시험 응시자 접수 결과 21.8대 1로 32년 만에 최저 경쟁률을 기록했다. 김승호 인사혁신처장(가운데)이 7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한 식당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인사처 제공
이달 18~22일 국가공무원 9급 공채 필시시험 응시자 접수 결과 21.8대 1로 32년 만에 최저 경쟁률을 기록했다. 김승호 인사혁신처장(가운데)이 7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한 식당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인사처 제공

반향 없는 공무원 선거사무수당 현실화 요구(링크)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공무원노조)가 지난 22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앞에서 ‘선거사무원 처우 개선·기획재정부 규탄 공무원노동조합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앞서 지난 18일 ‘공무원 희생 강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탄 기자회견’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다.

이들이 기재부와 중앙선관위에 요구하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최저임금 수준에라도 맞게 수당을 현실화해달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강제 동원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사실 선거사무원 수당은 올해 예산에서 전년에 비해 1만 5000원~3만원가량 올랐다.

여기에 선거 때 사례금 등을 합하면 사전 투표를 포함한 투표관리관은 19만원, 사무원은 13만원, 개표 사무원은 7만 5000원을 받는다.

이 가운데 공무원 등이 주로 담당하는 투표 사무원의 경우 사실상 14시간을 일하는 데 13만원이 주어진다. 이를 시간으로 나누면 최저임금(시급 9860원)에도 못 미치는 9290원이라는 것이다.

최저임금에 맞추라는 주장은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여기에다가 6시간 참관하고 10만원을 받는 투개표 참관인 시급(1만 6670원)에도 크게 못 미쳐 형평성 문제도 제기한다.

선거사무 강제 동원은 오는 4월 총선에서 검표를 공무원만으로 한다는 방침이 정해지면서 부각된 이슈다.

선거사무는 강제 조항이라기보다는 자발적 참여를 기준으로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사실상 강제할당이나 마찬가지다.

공무원이나 교사, 은행원 등을 대상으로 하지만, 지원자가 많지 않아 막판에는 공무원으로 채운다.

처우도 열악한데 차출됐다가 행여 사고라도 나면 ‘욕받이’가 되는 일을 좋아할 리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재부는 요지부동이다. 300여 명의 노조원들이 사무실 앞에 몰려가 기자회견을 하고 구호를 외치지만, 소귀에 경 읽기다.

재원도 넉넉지 않은 마당에 이미 한번 올렸는데 또 올릴 수 없다는 것이다.

공노총과 공무원노조 조합원 300여 명이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기재부 앞에서 선거사무 수당 현실화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공노총 제공
공노총과 공무원노조 조합원 300여 명이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기재부 앞에서 선거사무 수당 현실화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공노총 제공

막판에 선거를 앞두고 기재부가 생색을 낼 수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그때 가봐야 알 일이다.

당분간 공무원 노동계와 기재부의 줄다리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공시경쟁률 하락은 공직사회 자화상인데(링크)

이달 18~22일 국가공무원 9급 공채 필기시험 원서 접수를 받은 결과, 21.8대 1을 기록했다. 지난 1992년 19.3대 1 이후 32년 만에 최저 경쟁률이다.

지원자는 10만 3597명으로 이러다가는 10만명 선이 무너지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인구가 줄면서 학령인구도 감소해 시험을 볼 수 있는 예비군이 줄었다는 것이 하나다.

또 하나는 열악한 공무원 처우다.

공무원연금도 국민연금과 별반 차이가 없는데다가 봉급도 하위직 저연차는 기본금 기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친다.

민간 기업과 초봉이 1000만원 안팎 차이가 나는 마당에 공무원시험에 지원자가 몰리는 것을 기대하는 게 무리다.

올해 저연차 공무원에 대한 추가인상을 통해 9급 1호봉이 3000만원을 넘겼다고 정부는 생색을 내지만, 이도 많은 것은 아니다.

게다가 기본급(수당 제외) 기준 연봉은 2276만 5200원으로, 최저시급(9860원)을 기준으로 한 최저연봉 2472만 8880원보다 196만 3680원이 적다.

인사처는 하위직 저연차 추가인상과 찾아가는 공무원 박람회 등으로 공직에 대한 홍보에 나서고 있다고 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공직에 대한 인기가 줄어든 게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일본도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무원의 질적 저하는 국가경쟁력과도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삽질 수준의 찾아가는 박람회 정도로 공무원시험 지원자가 늘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처우개선과 공직에 대한 비전 제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공직 이미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공시 경쟁률 하락은 현재 공직사회의 자화상이라는 점을 깨달았으면 한다.

복선 느껴지는 소방공무원 체력 평가 남녀 공통 적용(링크)

소방청이 오는 2027년부터 기존 악력·배근력·윗몸일으키기·제자리멀리뛰기·앉아윗몸굽히기·왕복오래달리기 등 6개 종목 대신 ‘순환식 5개 종목+왕복오래달리기’로 바꾸기로 했다.

 소방공무원 신규 채용 체력시험장 모습. 소방청 제공. 공생공사닷컴DB
소방공무원 신규 채용 체력시험장 모습. 소방청 제공. 공생공사닷컴DB

잘한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배근력이나 제자리멀리뛰기 등 현행 종목은 각종 부상을 유발하곤 했던 게 현실이다.

심한 경우 준비를 하다가 무리를 해 사망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에 따라 실제 현장에서 사용하는 소방호스 끌기나 계단오르내리기 등으로 현장 중심 종목으로 바꾼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 또 하나가 적용된다. 다름 아닌 이 종목을 남녀 모두에게 적용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분리 채용을 하는 만큼 같은 기준을 적용해도 남성은 남성끼리, 여성은 여성끼리 경쟁하니 문제가 없지만, 앞으로 통합채용을 한다면서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여성이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하물며 20㎏짜리 조끼를 입고 하는 체력시험이라면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채용시험도 마찬가지이고, 기존 소방관들을 대상으로 하는 체력평가도 마찬가지이다.

여기에다가 일정 점수만 넘으면 통과하는 방식으로 할지 점수제로 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채용시험에서 체력시험을 점수제로 한다면 여성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이를 두고 통합채용 시 필기시험 등은 여성이 잘 보는 만큼 여성 합격자가 과도하게 높아지는 것을 우려한 안전장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소방관은 업무 특성상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업무 수행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남녀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면 일정기준의 체력을 갖춘 지원자를 가려내면 된다.

점수제는 과하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기존 직원을 대상으로 한 체력평가도 마찬가지다. 소수점 단위 점수차로도 순위가 크게 달라지는 박빙의 경쟁구도에서 체력평가를 점수제로 하고, 여성과 남성을 같이 적용하면 누가 유리하고 불리할까.

아직 시간이 있으니 소방청은 업무특성과 남녀 기회균등의 원칙 사이에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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