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노총, 국회 앞 1인 시위·국회의장 비서실장 간담회 가져
국회가 광역시도에 요구한 자료 87%는 국감과 무관한 것들
“과도한 자료 요구로 코로나 대응에 바쁜 공무원 휴식권 침해”

석현정 공노총 위원장이 지난 13일 국회 정문에서 ‘절차에 따른 국정감사 자료요구’와 ‘지방정부 고유사무 감사 중단’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공노총 제공
석현정 공노총 위원장이 지난 13일 국회 정문에서 ‘절차에 따른 국정감사 자료요구’와 ‘지방정부 고유사무 감사 중단’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공노총 제공

“국정감사 때 과도한 자료 요구와 지방정부 고유사무 감사 중단하라.” 매년 국정감사 때면 단골로 공무원노동계가 주장하는 것이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 석현정·공노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회를 상대로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에는 실제 자료 주문 창구인 보좌관들을 만나서 이런 요구를 했고, 올해는 지난 13일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다.

이런 목소리가 전해졌는지 복기왕 국회의장 비서실장이 얘기를 들어보겠다며 이날 자리를 만들었다. 공노총은 이 간담회에서 의원들의 과도한 자료 요구와 지방정부 고유 사무에 대한 국정감사의 문제점을 지적한 뒤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복기왕 비서실장은 “개인적으로는 지자체장을 했기 때문에 과도한 자료 요구나 국가사무 이외에 지방 고유업무 감사의 문제점을 충분히 공감한다”면서 “상임위원장이나 개별 의원들을 만나서 이런 요구사항을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공노총은 복기왕 비서실장의 얘기에도 불구하고, 국회의 오랜 관행이 쉽게 고쳐질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에 대한 요구와 함께 대국민 홍보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지난 13일 석현정 공노총 위원장(왼쪽 네번째)이 복기왕 국회의장 비서실장에게 과도한 국정감사 자료 요구 근절 및 지방정부 고유업무에 대한 국정감사 중단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전달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공노총 국감대책위 위원, 복 비서실장, 강순하 국감대책위 위원장, 석 위원장, 이철수 공노총 부위원장. 공노총 제공

앞서  공노총은 13일 국회 앞에서 ‘절차에 따른 국정감사 자료요구’와 ‘지방정부 고유사무 감사 중단’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이날 1인 시위는 공노총 국감대책위원회(국감대책위)에서 10월에 열릴 국정감사를 앞두고 법에 명시된 절차를 무시한 과도한 자료 요구와 감사 범위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지속되고 있는 국회의 지방정부 고유업무 국정감사를 중단시키기 위해 진행됐다.

강순하 공노총 국감대책위 위원장은 “국감국조법에는 국정감사와 관련한 자료 제출 절차 의결을 통해 진행되는 것이 명문화되었음에도 관행처럼 국회의원실에서 직접 자료를 과도하게 요구하고 휴일·야간 가릴 것 없이 자료를 요구하여 공무원의 휴식권을 박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국회에서 국감 자료를 요구한 일부 광역시·도를 조사해보니 총 2047건 중 국가위임사무와 국가가 보조금 등 예산을 지원하는 사업의 자료는 13%에 불과했고, 나머지 87%는 지방정부 고유사무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고 지적했다.

강 위원장은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국회에서 과도하게 요구하는 각종 자료를 작성하는데 전 공무원의 행정 역량이 쏠려 방역 공백이 발생하면, 그로 인해 발생한 모든 피해는 전적으로 국민이 받을 수밖에 없다”며 “국회는 그간 잘못된 관행을 고치고 법에 정해진 절차를 준수하고 감사 범위를 벗어난 감사를 중단하라”고 말했다.

이날 1인 시위와 간담회에는 석현정 위원장과 이철수 부위원장, 강순하 위원장, 고영관 사무총장, 김영숙 국감대책위 위원이 참석했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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