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대상 긴급설문 70%가 ‘불공정·불투명’ 응답
응답자 69%는 ‘직원과 간부 간 소통 원활하지 않다’
절반 이상 ‘경영진 윤리의식에 문제 있다’고 답해

9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조를 통합한 '인국공노조' 출범식에서 노조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인국공노조 제공
지난 6월 9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조를 통합한 '인국공노조' 출범식에서 노조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인국공노조 제공

인국공노동조합 인천국제공항공사지부(공사지부)가 지난 1일자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단행한 조직개편 및 인사와 관련, 일방적이고, 원칙 없는 인사라고 맹공했다.

특히 일부 인사와 관련해서는 비위 의혹 인사가 관리자로 발령받았다고 비판했다.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중시하는 ESG 경영을 하겠다는 데 노조원들은 왜 비판을 하고 있을까.

문제는 다름아닌 인사였다. 이번 인사에서 ESG 등과 관련없는 인물이 자리를 맡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천국제공항공는 노조의 대응에 일단은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어 한동안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7월 1일자로 인프라본부 신설, 39개 부서를 1개 본부로 통합하고,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ESG경영실을 신설하는 내용의 조직개편 및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인국공노동조합 공사지부는 7일 “‘이번 조직개편과 인사발령을 놓고 공감과 감흥이 없는 사무직 및 기술직 교체 인사’라는 비판과 함께 ‘인프라본부로 통합하면서 안전과 효율성을 져버리고, ESG경영실에 아무런 연관이 없는 인사 부서를 배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사지부는 특히 “비위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관리자에 대한 보직 인사로 공사의 청렴·윤리의식마저 의심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사지부는 이와 함께 이번 조직 개편 및 인사와 관련한 긴급설문 조사 결과도 내놨다.

먼저 응답자의 70%는 ‘이번 조직개편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공사지부는 “일방적 조직개편과 원칙 없는 인사발령에 대한 조합원의 분노가 상당함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직개편이 공사의 비전·전략을 고려하여 업무의 전문성·효율성이 향상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는지’에 대한 설문에 응답자의 70%가 ‘아니다’라고 응답했다.

ESG 경영혁신과 관련, ‘투명·공정한 지배구조 확립에 맞게 청렴도를 고려한 관리자의 인사가 적절하게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64%가 ‘적절치 못했다’고 답변했다.

‘공사 직원과 CEO·임원진 간의 소통이 원활한지’에 대해서는 69%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경영진의 청렴도 및 윤리의식’에 대해서는 응답자 중 27%가 ‘매우 불량하다’, 25%가 ‘불량하다’고 각각 답해 절반 이상이 경영진의 윤리의식에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사지부는 앞서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지난 6월 23일 ESG 경영혁신 선포식에서 노동이사제를 선제적 도입해 의사 결정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공기업 최고 수준의 청렴도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조합원이 반대하는 조직개편과 인사발령으로 불과 열흘 만에 약속을 뒤집은 셈이 됐다고 지적했다.

장기호 인국공노동조합 위원장은 “막대한 적자가 예상되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조직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무시하고, 조합원이 반대하는 졸속 조직개편과 인사는 즉시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저작권자 © 공생공사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