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뇌부는 캠프출신·전직 간부로 채워질 가능성 커
현 고위 간부 중 오 시장 사람 찾아보기 힘들어
짧은 임기에 실적 내려면 실·국장 이하 탕평 전망
초임때 공무원과 긴장 관계… 이번엔 무리 안 할듯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의 서울시 수뇌부 인사를 앞둔 가운데 하마평이 무성하다. 서울신문DB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의 서울시 수뇌부 인사를 앞둔 가운데 하마평이 무성하다. 서울신문DB

10년 만에 다시 서울시로 귀환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다음주 중 수뇌부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선거를 전후해 고 박원순 전 시장 때 임명된 행정1, 행정2, 정무부시장과 실장급 간부들이 사표를 낸데다가 산하기관에도 공석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 시급한 것은 서울시 간부 인사다. 대략 10여 자리쯤 되는 것으로 추산한다.
관심사는 부시장 인선이다. 세 자리 가운데 정무부시장은 선거 캠프 출신으로 채워질 전망이다. 핵심 참모로 분류되는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이 하마평에 오른다.

강 전 실장은 2000년에 오세훈 시장과 인연을 맺은 뒤 2006년 오 시장과 함께 서울시에 입성해 최측근으로 오 시장을 보좌해왔다.

하지만, 강 전 실장은 부시장보다는 일단 비서실장으로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정무 부시장은 국민의힘 출신 정치인들이 맡을 공산이 크다. 현경병·권택기 전 의원 등도 물망에 오른다.

예상과 달리 정무 부시장을 여성으로 채울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행정2부시장은 기술 등 비행정 분야 자리인 만큼 내부에서 인선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선거 과정에서 “내곡동 개발 재가를 국장 전결로 했다”고 발언한 김효수 전 주택본부장이 올 수도 있다.

행정1부시장은 현직 간부보다는 전직 간부가 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내부에서 적임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고 박원순 시장이 10여 년간 역임하면서 서울시는 완벽히 박원순 스타일로 세팅됐다.

현재의 실·국장들은 대부분 오 시장 재임시절에는 팀장급이었다. 일부 당시 과장급이 있기는 하다. 부시장 물망에 오르내리는 조인동 기조실장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들도 박 전 시장이 인선했다는 점에서 행정1부시장은 전직 서울시 간부 중에서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대두된다.

서울 중구 서울시청사.공생공사닷컴DB
서울 중구 서울시청사.공생공사닷컴DB

서울시는 시장이 바뀔 때마다 인사태풍이 몰아치면서 물갈이가 이뤄지곤 했다.

고건 전 시장 후임으로 이명박 시장이 당선되면서 호남 출신 등이 뒷전으로 밀리고, 영남과 그동안 한직에서 머물렀던 간부들이 대거 자리를 차지했다.

이후 오 시장이 당선되면서는 다소 상황이 바뀐다. 이 전 시장 때 한직을 맴돌던 호남출신 등 비주류가 부상한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이 교통기획관이 된 것이 대표적이다. 전남 담양 출신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비서실장이 된다.

또 영남출신임에도 외곽에 머물던 행시 25회 출신 최항도 대변인도 실세로 부상한다. 이 전 시장 때 비주류였던 인사들이 중용됐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이 당선되면서 오 시장 때 잘 나가던 실·국장들은 물갈이가 된다. 후반기에는 양상이 달라지지만, 박 시장 임기 초반에는 민주당 지지기반인 호남출신들이 약진한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오 시장 때 측근들은 이미 서울시에 없다. 주요 간부 인선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가 오 시장의 임기가 1년 3개월에 불과하다는 점도 인사에 있어서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다.

짧은 기간에 뭔가를 이뤄내려면 손발이 맞는 인물을 고를 수밖에 없고, 이 경우 캠프 출신이나 오 시장과 인연이 있는 전직 간부들로 채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실·국장 이하는 탕평 인사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2006년 7월 부임 당시 오 시장은 현장시정추진단 등을 통해서 공직사회의 개혁을 추진하다가 공무원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당시 서울시에 인맥이 없던 오 시장이 강성 간부들의 정책을 받아들여 행한 것이었다. 공직사회에 만연한 무사안일을 개혁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방식이 과해 공무원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남겼다.

이런 사정을 아는 오 시장이 이번에는 서울시 인사나 조직 개편에서 무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짧은 기간 성과를 내려면 조직을 흔들기보다는 안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서울시 전직 간부는 “수뇌부는 상당수가 외부 인물로 채워질 가능성이 크지만, 전반적인 인사는 탕평이 예상된다”면서 “다만, 오 시장의 10년 공백이 커 안이든 밖이든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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