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 온라인 유통 2.38배·모바일 결재 26.9% 늘어
10명 중 9명 “디지털·비대면으로 변화 필요하다”
재택근무 늘자 스마트워크·유연근무 존재감 사라져
이제 시작일뿐 회의·보고서 축소 등 제도화 필요

2020년 공무원 기준소득월액이 539만원으로 관보에 게재됐다. 정문에서 내다본 정부청사. 서울신문DB
2020년 공무원 기준소득월액이 539만원으로 관보에 게재됐다. 정문에서 내다본 정부청사. 서울신문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철옹성 같던 공직사회의 벽들을 깨뜨리고 있다.

모바일 결재가 늘고, 문서24를 통한 문서유통은 무려 2.38배나 늘었다. 정부가 그렇게 독려하던 종이 없는 행정 구현이 순식간이 다가온 것이다.

스마트워크센터 등도 겨우 10년 만에 자리를 잡았지만, 재택근무가 늘면서 이용률이 뚝 떨어졌다. 재택근무가 스마트워크센터를 건너뛰게 만든 것이다.

하지만, 공무원들은 아직도 변화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회의와 관행화되다시피한 보고서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자료:행정안전부
자료:행정안전부

행정안전부는 코로나19로 공무원의 일하는 방식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방식으로 바뀜에 따라 2019년과 비교해 모바일 결재 횟수는 26.9%, 문서24를 통한 온라인 문서유통 건수는 138.6%(2.38배) 증가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런 결과는 행안부가 지난 1월 19일부터 25일까지 일주일간 2019년과 2020년 코로나19 전후의 중앙부처 공무원의 일하는 방식에 대해 중앙부처 공무원 1만 46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나왔다.

자료:행안부
자료:행안부

설문 결과, PC 영상회의 개설 횟수는 2019년 6만 391건에서 2020년 8만 9389건으로 48% 늘어났다. 영상회의 참여자 수도 2019년 29만 7055명에서 2020년 66만 1810명으로 123%(2.23배) 증가했다.

공무원 인식조사에서도 68.9%가 2020년도에 영상회의가 늘었다고 답했으며, 71.4%는 영상회의를 계속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자료:행안부
자료:행안부

가장 두드러진 것은 비대면 결재 횟수와 온라인 문서유통이었다.

컴퓨터 결재도 아니고, 모바일 결재 횟수가 2019년 1만 84건에서 2020년 1만 2801건으로 26.9% 증가했다.

문서24를 통한 온라인 문서유통 건수도 2019년 22만 6526건에서 2020년 54만 574건으로 138.6%(2.38배) 늘어났다.

근무방식에서도 혁신이 이뤄졌다. 재택근무가 늘어나자 대체재였던 스마트워크센터와 사무실 유연근무(시차출퇴근제)가 크게 줄었다.

자료:행안부
자료:행안부

실제로 행안부의 경우 2019년 재택근무를 활용하는 공무원은 단 2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7782명이나 됐다.

재택근무가 증가함에 따라 스마트워크센터 근무는 2019년 565명에서 2020년 372명으로 34.2% 감소했다. 사무실 유연근무는 2019년 2만 8084명에서 2020년 2만 3682명으로 15.7% 줄었다.

일하는 방식과 관련해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91.1%였다. 구체적으로는 전면시행 17.9%, 단계적·점진적 시행 73.2%였다.

비대면 방식으로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도 89.6%였고, 이중 전면시행 16.4%, 단계적·점진적 시행 73.2%였다.

응답자 10명 가운데 9명은 디지털 기술과 비대면 방식으로 변해야 한다는 생각을 지녔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동안 깨지지 않던 공직사회의 벽들이 깨지고 있지만, 아직 시작에 불과할 뿐이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아직도 구태의연한 회의문화가 존재하고 있고, 필요도 없는 보고서를 만드는 데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재택근무에 대한 고위공무원들의 거부감도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 때문에 어절 수 없이 재택근무를 하고, 모바일 결재 등을 받아들였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다기 과거로의 회귀 움직임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행안부는 이번 통계자료와 인식변화 설문 결과 등을 토대로, 공직사회의 업무 효율성과 대국민 행정서비스의 품질을 높일 수 있도록 일하는 방식 변화에 맞춰 시스템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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