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하 선생의 ‘장정’에는 못미치지만, 우리의 소망은 그에 못지 않게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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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하 선생의 ‘장정’에는 못미치지만, 우리의 소망은 그에 못지 않게 간절합니다”
  • 김성곤 선임기자
  • 승인 2020.08.03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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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공무원노조 제주~청와대까지 원직복직 대장정
지난달 30일 시작, 27일 청와대 앞에서 결의 대회
공직에서 배제된지 18년…실질적 징계 취소 마땅

이 기사는 라일하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회복투 위원장 겸 대장정 단장과 조합원들의 얘기와 기자의 취재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이들은 7월 30일 제주를 시작으로 전국 16개 시도를 지그재그로 밟게 된다. 그래서 오는 27일 청와대 앞에서 해고공무원 원직복직에 대한 결의대회를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리게 된다. 20대 국회에서는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21대 국회에서는 해직자들의 명예회복은 물론 반드시 복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해직자들은 그동안 노조의 기금으로 생활유지비를 지급해오고 있다. 이젠 끝낼 때가 됐다는 것이다. “그래도 이번에는 희망적입니다. 20대 국회에서는 야당 핑계를 댔지만, 이번에는 그럴 수 없게 됐잖아요? 게다가 여당과는 3년여를 교섭하고, 내용을 정리해왔습니다. 상황이 좀 나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라일하 위원장의 얘기이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호일 위원장(오른쪽 세번째) 등 조합원들이 지난달 31일 해직 공무원 원직복직 쟁취 대장정의 일환으로 한라산을 오르기 전 성판악 휴게소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공무원노조 제공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호일 위원장(오른쪽 세번째) 등 조합원들이 지난달 31일 해직 공무원 원직복직 쟁취 대장정의 일환으로 한라산을 오르기 전 성판악 휴게소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공무원노조 제공

유난히 긴 장마다. 나는 지금 제주를 거쳐서 장마가 할퀴고 간 부산땅을 밟고 있다. 다행히 지난 주말 제주는 청명했다. 한라산을 오르니 백록담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의 소망도 구름 걷히고, 밝은 햇살 아래 드러난 백록담처럼 마침내 이뤄질 수 있으면 좋으련만….

우리의 지난달 30일 첫걸음을 뗐다. 이른바 ‘제주에서 청와대까지’의 근 30일에 달하는 장정이다. 장준하 선생의 ‘장정’에는 못 미치지만, 우리의 바람은 그에 못지않게 간절하다.

2002년 노조 출범 이후 11월 연가투쟁을 시작으로 10명의 희생자가 난 이후 20여 년의 세월 모두 136명이 정든 직장을 떠나 해직자가 됐다.

2002년 공무원조합법 반대 행자부 장관실 점거, 특별법 반대 총파업, 노조전임자 근무지 이탈 투쟁, 시국선언 및 표현의 자유 요구 등 공무원 노동사에 획을 그을 때마다 희생자가 나왔다.

그동안 여섯 분이 세상을 등졌고, 40명은 공무원 정년을 넘긴 나이가 됐다.

안정된 공직에서 배제돼 짧게는 11년, 길게는 18년을 살아온 그분들을 생각하면 무겁고 죄스러울 뿐이다.

그래도 촛불혁명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기대는 커졌고, 문 대통령도 지난 2012년과 2017년 두 차례 해직자 복직을 언급한데다가 20대 국회에서는 당정청 협의까지 해서 법안을 발의해 원직복직의 꿈이 다 잡은 고기인줄 알았다.

하지만, 국회의원 180명이 서명했지만, 20대 국회가 폐회하면서 법안은 일몰처리됐다.
길을 걸으면서 우리는 또 기대를 키우고 있다. 이번만큼은 실망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더불어민주당이 176석이니 20대 국회 때처럼 야당 탓을 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복병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치권이나 정부는 복직을 떠올리고 있다. 하지만, 국가폭력에 의해서 불법부당하게 징계를 당한 만큼 복직을 넘어서 실질적 징계 취소가 돼야 하는 것 아닌가.

물론 국민은 별로 관심이 없다는 것도 안다. 또 “공무원이 무슨 노동을…”하는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국가의 노조활동에 대한 입맛에 따라 행해진 징계라면, 나아가 수십년을 해고자로 살아야 했던 그들을 위한 조치를 기대하는 게 과한 것일까.

앞으로 남은 20여 일 전국을 누비며 우리의 현실을 더 알리고, 원직복직의 각오를 더 다질 것이다. 그래서 27일 청와대 앞에서 더 큰 목소리로 “원직복직”을 외칠 것이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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