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 내 유이했던 37회 최병관·이용철 실장 금명 인사
최 실장 전북부지사·이 실장- 국가기록원장 발령 전망
변성완·서승우 정치 입문… 대부분 소속기관 등으로 나가
행안부 출범 이후 32회~36회까지 기수마다 차관 배출
에이스들 많았지만, 기수파괴 차관 인사로 건너 뛰어
차관은 배출하지 못했지만, 제각각 역할 찾아 구슬땀

행정안전부 행시 37회 출신들. 윗줄 시계방향으로 변성완 ·최병관 ·서승우 ·이용철 ·김장회 ·문영훈. 사진 서울신문DB ·연합뉴스
행정안전부 행시 37회 출신들. 윗줄 시계방향으로 변성완 ·최병관 ·서승우 ·이용철 ·김장회 ·문영훈. 사진 서울신문DB ·연합뉴스

행정안전부에서 인물이 많기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행시(5급 공채) 37회가 차관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해 관가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행안부는 4월 초 있을 실장급 인사에서 37기로 본부에 남아 있던 최병관 지방재정경제실장을 전북부지사로, 이용철 안전예방정책실장을 국가기록원장으로 임명하는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행안부 본부에 행시 37회는 모두 빠지고, 주요 실장은 38~40회로 채워지게 된다.

행시 37회는 유독 실력이 있는 쟁쟁한 인물들이 많은 기수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일찌감치 정치로 방향을 틀었거나 행안부 내에 남아 있던 동기들도 38회 고기동 차관의 월반 임명으로 차관을 배출하지 못한 상태다.

에이스 가운데 한 명이었던 변성완 전 부산시 부시장은 부산시장 보선에 출마하는 등 정치로 돌아선지 오래다.

변 전 부시장은 이번에도 부산 강서구에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다.

실력에다가 관운까지 좋다는 평가를 받는 서승우 전 대통령실 자치행정비서관은 제22대 총선에서 충북 청주 상당구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한다.

그는 애초 청주 청원 선거구 경선에서 김수민 전 국회의원에게 패배했지만, 정우택 국회 부의장이 낙마하면서 청주 상당에 전략공천됐다.

서 전 비서관은 행안부 본부보다는 지방 근무 이력이 많은 편에 속한다.

그런 그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치열한 경쟁을 뚫고 대통령실 자치행정비서관이 되면서 “역시 서승우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는 지난해 비서관들의 차관행 때에 행안부 차관 내정설이 돌았지만, 출마로 가닥을 잡고 고사했다는 후문이다.

그런 그가 원하던 곳은 아니지만, 상당구에서 기사회생하면서 또 한 번 역전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최병관 지방재정경제실장도 37회 에이스 가운데 한 명이다. 판단력에 기반한 명쾌한 지시와 정무적 감각에 추진력까지 겸비했다는 평을 받았다.

행안부 주요 인사 때마다 하마평이 돌았다. 실장에 오르는 동안 부지사 경력이 없었던 그는 이번에 고향인 전북부지사를 자원했다는 후문이다.

아이디어가 많아 ‘꾀돌이’로 불렸던 문영훈 전 광주광역시 부시장은 본부 입성을 노려왔으나, 최근 국가민방위재난안전교육원장으로 임명됐다.

이필영 전 충남부지사는 소청심사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있고, 김장회 전 지방재정경제실장은 대한지방행정공제조합 이사장을 맡고 있다. 최만림 경상남도 행정부지사도 37회다.

그동안 행안부에서는 32회 이재영 차관, 33회 고(故) 고규창 차관, 34회에서 한창섭 차관, 35회 김성호 재난안전관리본부장, 36회 이승우 재난안전관리본부장 기수마다 차관을 배출해 왔다.

그런데 38회인 고기동 차관 임명으로 젊은 피를 수혈하면서 37회를 건너뛰게 된 것이다.

이미 관가에서 기수파괴가 일반화되다시피한 만큼 큰 의미는 없지만, 전통적인 의미에서 보면 차관을 배출하지 못한 상태다.

김우호 전 인사혁신처장이 37회이기는 하지만, 총무처 출신으로 행안부와 다른 길을 가기 시작한 지 오래된 만큼 행안부 내 37회로 분류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전 행안부 고위관료는 “직업 공무원에게 차관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지만, 차관이 전부는 아니다”면서 “37회가 뚜렷한 개성으로 자신들의 길을 개척해가는 것을 보면 꼭 나쁜 것만도 아니다”고 말했다.

다른 정부 부처의 한 간부는 “기수파괴가 있는 만큼 반대로 기수역전도 있을 수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기수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그런 인사도 적지 않았다”면서 “앞으로의 일은 모르는 만큼 기수를 되돌리는 인사가 없으리란 법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최병관·이용철 등 두 실장이 빠지면서 행안부 내에서는 후속인사를 통해 고기동 차관을 정점으로 한 38회 전성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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