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방통위원장에 이동관 특보 지명
“언론분야 풍부한 경험… 국정과제 추진 적임자”
야당, “임명 강행은 언론장악 의도”… 철회 촉구
KBS 수신료·방통위 개편 과정서 불협화음 예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지명된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보가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지명된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보가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예상대로 이동관(66) 대통령 대외협력특보가 28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 지명됐다.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이 지난 5월 면직 처분을 받았을 때부터 정치권과 언론계에서는 ‘후임은 이동관’이라는 얘기가 돌았다.

야당 등에서 자녀 학폭 문제 등을 거론했지만, 그래도 윤석열 대통령은 이 특보를 방토위원장에 앉힐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윤 대통령과 여당의 입장에서 그만한 경륜에 중량감을 가진 인물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명 발표에서 “언론 분야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과 다양한 인간관계 리더십을 바탕으로 윤석열 정부의 방송·통신 국정 과제를 추진할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이 특보를 방통위원장으로 지명함에 따라 내달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서 공식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문회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야당이 그의 전력 등을 문제 삼아 줄기차게 반대해온데다가 잇단 해명에도 불구하고 자녀 문제, 부인의 인사청탁 논란 등도 다시 한 번 테이블에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이 특보 지명 이후 즉각 용산 대통령실 근처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동관 임명 강행’으로 방송장악을 현실화하겠다는 것인가”라며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이동관 후보자는 이날 방통위원장으로 지명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무엇보다 공정한 미디어 생태계 복원과 자유롭고 소통이 잘 이뤄지는 정보 유통 환경 조성에 먼저 총력을 기울이려고 한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파괴하는 가짜뉴스와의 전쟁에 각국 정부와 시민단체가 모두 그 대응에 골몰하고 있다”고도 했다.

앞으로 그의 행보를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동관 후보자의 지명으로 향후 KBS 수신료 문제와 공영방송 개혁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한상혁 전 위원장의 경우 문재인 정부 때 임명돼 1년 6개월여 동안 윤 정부와는 불협화음을 내왔다.

이제 코드에 맞는 인물을 앉혔으니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추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동관 후보자 임명을 보는 언론계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결원을 채우는 등 6기 방통위의 정상화를 통한 현안 해결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이른바 공영방송 개혁이나 방통위 재편 과정에서 반발을 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일을 수습하기보다는 벌이는 스타일이다. 때론 보수적인 색채를 여과없이 드러내기도 한다. 주변의 비판이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개혁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린 이동관 대통령 대회협력특별보좌관 방송통신위원장 지명 규탄 긴급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린 이동관 대통령 대회협력특별보좌관 방송통신위원장 지명 규탄 긴급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최시중 전 위원장 이후 강력한 방통위원장으로 남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후보자는 이명박(MB) 정부에서 언론·홍보 사령탑을 역임한 정통 언론인 출신이다.

1985년 동아일보에 입사해 도쿄 특파원과 정치부장, 논설위원 등을 지냈다. 주로 정치부에 머물렀다.

깔끔한 외모와 조리 있는 언변으로 제17대 대선을 앞둔 2007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경선 당시 이명박 캠프에 공보특보로 합류했고, 대통령직인수위 대변인을 맡았다.

대선 승리 후인 2008년 2월 청와대 초대 대변인으로 발탁돼 약 1년 6개월간 활동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문으로 청와대 참모진을 개편할 때에도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2009년 8월에는 언론·홍보 정책을 총괄하는 홍보수석으로 임명됐으며 이듬해 7월 잠시 물러났다가 언론특별보좌관으로 복귀했다.

2021년 국민의힘 대통령중앙선거대책위 미디어소통특위 위원장과 인수위 특별고문을 거쳐 지난해 5월부터는 윤 대통령 대외협력특보로 일해왔다.

△서울(66) △신일고 △서울대 정치학과 △동아일보 도쿄 특파원·정치부장·논설위원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 공보특보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 대변인 △청와대 대변인·홍보수석·언론특보 △윤석열 대통령 대외협력특보

저작권자 © 공생공사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