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소방본부, 신열우 전 청장 구속 관련 성명
공무원 중 평정 비공개는 소방이 유일… 인사비리 소지
제도개선 ·수사 확대·내부 제보 제도화 등 3개 항 요구

최병일 전 경기소방안전본부장으로부터 승진 관련, 금품 수수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신열우 전 소방청장.  소방청 제공
최병일 전 경기소방안전본부장으로부터 승진 관련, 금품 수수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신열우 전 소방청장. 소방청 제공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공무원노조) 소방본부가 성명을 통해 현행 소방공무원 승진구조는 금품이 오갈 수밖에 없게 돼 있다며 이에 대한 개선과 수사확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다른 공무원과 달리 근무평정이 공개되지 않는데다가 평정도 객관적 점수보다는 주관적 점수의 비중이 높게 돼 있어 인사비리가 개입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번 성명은 신열우 전 소방청장이 지난달 31일 최병일 전 경기소방재난본부장으로부터 승진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데 따른 것이다.

이를 계기로 일부 언론 등에서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 하위직은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공무원노조 소방본부는 11일 성명을 통해 “소방관들의 승진은 고위직뿐만 아니라 하위직도 승진 대가 금품이 있었다는 보도는 소방관들의 승진심사 구조를 보면 충분한 개연성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그 근거로 “대한민국 100만 공무원 중에 승진후보자 순위 공개 및 근무성적평정을 공개하지 않은 조직은 소방뿐이다”면서 “본인이 본인의 성적평점을 모르는 가운데 승진심사가 이루어지는데 그 결과를 과연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승진 인원의 5배수를 승진후보자로 선발하고 승진후보자 순위, 성적평정 공개 없는 선발시스템은 승진을 위해 금품수수가 오가기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노조에 따르면 소방관들의 평정은 객관적 점수라고 할 수 있는 경력평정, 교육훈련 성적, 가점과 주관적 점수라 할 수 있는 근무성적평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노조는 “여기서 문제는 주관적 점수인 근무성적평정이 가장 점수가 높고 최종적인 단계로 객관적 점수를 고려하여 관서장이 주관적 점수인 근무성적평정으로 전체 근무평정을 조정할 수 있다”면서 “이것 또한 승진을 위한 금품수수가 오가기 좋은 환경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방본부는 “소방청에 승진 구조의 문제점들을 계속하여 개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면서 △근무성적평정 및 순위후보자 순위 공개 법제화 △시·도소방본부의 승진 비리 수사 확대 △소방청의 조직 내부 비리 근절을 위한 ‘레드휘슬’(내부 제보제도) 도입 등 3개 항을 요구했다.

노조는 “공정하지 못한 승진은 조직의 사기를 떨어뜨린다”면서 “정부는 소방관들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이번에는 반드시 승진에 관련된 법과 제도를 정비해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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