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맹, 인사처 보수수준 실태조사 자료 분석·발표
전체 평균은 민간의 82.3%… 일반행정은 74.6%에 그쳐
9급 1호봉 기본급 2019년 이후 6년째 최저임금 밑돌아
공시 경쟁률 3분의 1로↓… 3~4년차 10명 중 1명 퇴사

# 전남지역 기초 지자체에 근무하는 8급 공무원 김모(31·여·미혼)씨는 지난해 말 20만원짜리 적금을 하나를 깼다. 박봉에 월세 내고, 적금 들고 하다 보니 청첩장과 부고가 겁나고 이러다가는 빈손으로 가야할 지경이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박봉의 공무원이라지만, 이것은 아니다 싶어 부모의 만류에도 과감히 적금을 깬 것이다.

공무원에 대한 처우가 예전에 미치지 못하면서 경쟁률로 낮아지고, 퇴사율도 높아지고 있다. 전남도에서 치러진 공무원채용시험에서 지원자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  전남도 제공
공무원에 대한 처우가 예전에 미치지 못하면서 경쟁률로 낮아지고, 퇴사율도 높아지고 있다. 전남도에서 치러진 공무원채용시험에서 지원자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 전남도 제공

과연 김모씨의 얘기는 사실일까.

한국노총 공무원연맹이 5일 송재호 의원(제주시갑·민주당)이 인사혁신처를 통해 입수한 ‘민관 보수수준 실태조사’를 분석, 발표한 자료를 보면 “그렇다”이다.

이 조사를 보면 민간 대비 공무원임금은 지난 2004년 95.9%로 정점을 찍은 후 해마다 하락해 지난해 82.3%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노총 공무원연맹 제공
한국노총 공무원연맹 제공

김대중 대통령 때인 2000년 ‘공무원보수 현실화 계획’에 따라 공무원들의 처우가 개선된 이후 약 20년간 지속적으로 내리막길을 걸은 것이다.

특히 지난해는 물가가 6.1% 오른 반면, 공무원 임금은 1.4% 인상에 그쳐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여기에서 전체 공무원(120만명) 중 경찰·소방과 교원을 뺀 ‘일반직 공무원(55만명)’을 떼어서 비교해보면 그 격차는 더 벌어진다.

일반직 공무원의 경우 74.6%로, 민간기업(100인 이상) 직원이 ‘100원’의 임금을 받을 때 일반직 공무원은 ‘74.6원’ 받은 것이다.

기본급만 비교하면 9급 공무원(1~3호봉)의 임금은 2018년 이후 6년째 최저임금을 밑돈다.

한국노총 공무원연맹 제공
한국노총 공무원연맹 제공

실제로 올해 9급 1호봉 공무원의 봉급은 177만 800원으로, 최저임금 201만 580원보다 23만 9780원이 적다.

이를 연봉으로 계산하면 276만원이나 적게 받는 셈이다.

물론 각종 직급보조비와 가족수당 등을 합하면 최저임금을 웃돌긴 하지만, 수당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공무원은 최저임금도 못 받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공무원시험 경쟁률은 10년 전의 3분의 1 수준으로 추락하고, 3~4년 이내 신규 공무원 10명 중 3명이 직장을 떠나는 공직기피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는 게 공무원연맹의 분석이다.

인사처에 따르면 9급 공채 필기시험 경쟁률은 10여 년 전인 2011년 ‘93대 1이었으나 지난해 ‘29.2대 1’로 낮아졌다.

퇴사율도 3~4년 재직자는 30.7%가, 1년 미만 신규 입직자는 26.5%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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