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후보자 내부망에 서한문… 일선 경찰들 반발
댓글 달았다가 스스로 지우는 릴레이 항의 확산
직협에 “삭발·단식 중단하면 만날 것” 의사 전달

지난 10일 행정안전부 앞에서 일선 경찰관들이 삭발을 한뒤 사진을 찍고 있다. 민관기 청주흥덕서 직협 회장 제공.
지난 10일 행정안전부 앞에서 일선 경찰관들이 삭발을 한뒤 사진을 찍고 있다. 민관기 청주흥덕서 직협 회장 제공.

행정안전부의 이른바 ‘경찰국’ 설치와 관련, 일선 경찰들의 반발이 계속되는 가운데 경찰 수뇌부는 일선 경찰의 자제를 요청하고 나섰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는 11일 오전 경찰청 내부망에 서한문을 통해 “동료 여러분의 우려도 경찰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의사표현은 국민이 걱정하지 않도록 정제된 방식이어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내부망에서는 윤 후보자의 서한문에 반발성으로 댓글을 달았다가 지우는 릴레이성 항의가 이어졌다.

한 경찰관은  “국민 걱정은 하면서 쓰러져가는 부하 걱정은 안되는가”라며 “국민을 위한 경찰이지만, 부하를 위하기도 하는 청장을 원한다”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앞서 윤 후보자는 지난 5일부터 단식농성 중인 민관기 청주흥덕서 직협회장에게 6·10일 두 차례 김순호 경찰청장 청문회 준비단장을 보내 릴레이 삭발과 단식 등 단체행동을 자제를 주문했다.

윤 후보자는 “삭발과 단식이 종료되면 대표자 회의를 열겠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을 받아 현장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관기 회장은 이에 대해 “(집행부와) 입장차는 좁힐 수 없었지만, ‘경찰국 설치와 관련, 윤희근 청장 후보자의 입장을 직접 듣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직협 회장단 25명은 회의를 열고 경찰청 의견과 상관없이 삭발은 12일까지, 단식은 14일까지만 하기로 결정했다. 민 회장은 “단식을 더 하고 싶어도 연가가 없어서 더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0일에는 인천경찰청 공무원직장협의회가 11일부터 경찰국 추진 반대 의미가 담긴 마스크를 착용하기로 했으나 경무기획과장 명의로 집단행위를 자제하라는 업무지시가 내려와 마스크를 쓰지 않기로 했다.

민관기 회장은 “개인의 의사 표현까지 막는 직협탄압”이라며 “지휘부가 정권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송민규 기자 song@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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