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나만의 기념달력을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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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나만의 기념달력을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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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2.2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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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근 유엔거버넌스센터 원장(전 행정자치부차관)
정재근 유엔거버넌스센터 원장(전 행정자치부 차관) 서울신문 DB
정재근 유엔거버넌스센터 원장(전 행정자치부 차관) 서울신문 DB

올해도 며칠 남지 않았다. 이맘때면 한 해를 회고하고 새해를 설계하곤 한다. 아마도 많은 사람이 올해의 족적에 만족하기보다는 내년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자기를 위로할 것 같다.

특히, 달력을 보면서 일 년 360여 일 중에 내가 주체였던 날이 며칠이나 있었는지 생각해 보면 지난 일 년이 더욱 아쉽다.

우선 내 생일을 제외하고 달력을 장식하는 많은 날이 나의 존재와 관계없이 이미 결정되었다. 삼일절, 광복절, 개천절, 성탄절, 설날, 추석, 근로자의 날 등등. 또 메모를 보면 각종 모임이나 회의를 했는데 과연 내가 의도하고 내가 주장해서 가졌던 활동들이 얼마나 되는지, 심지어 내 생일 조차도 나의 의지를 벗어나 결정되었다.

나의 자유의지와 관계없이 선험적으로 결정된 기념일이나 공휴일에 그저 쉬고, 조직이나 남의 요구에 의해 만들어진 활동에 참여하느라 바삐 지냈을 뿐이다.

필자의 달력에는 나만의 기념일이 몇 개 있다.

첫째, ‘건강을 생각하는 날’이다. 이 날은 사후 장기기증을 신청하고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담배를 피우다가 갑자기 내가 죽은 후 내 몸을 다른 사람과 나눠 써야 하는데 담배냄새에 찌든 몸을 주기가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 담배를 끊은 날이다.

그 후 몸만 깨끗이 할 것이 아니라 나쁜 생각, 나쁜 행동이 스며들지 않은 몸을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도 더해졌다. 이날을 전후해서 헌혈을 한다. 헌혈을 하기 위해서는 금주, 투약 제한 등 꽤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기에 자연히 건강을 생각하게 된다.

둘째, 올해부터는 생일날을 “효도를 생각하는 날”로 바꾸었다. “어머니 낳아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말씀드리고 미역국을 끓여 대접했다.

셋째, ‘지방자치의 날’은 국가기념일이지만 필자가 기념일을 만드는 데 기여를 했기에 이날을 ‘평생공부의 날’로 명명했다. 지방자치와 지방행정을 위해 열심히 일해 온 필자를 스스로 격려하고 계속 공부하고 헌신할 것을 다짐하는 나만의 기념일이 되었다.

내 삶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내 삶의 하루하루가 의미 있는 행위들로 채워지게 하는 것이다. 의미 있는 행위를 하지 않는 삶도 문제이지만, 내 삶에 의미로 가득한 행위들이 이미 많이 있음에도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도 문제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처음 만난 날, 담배를 끊은 날, 직장에서 훌륭한 성취를 이룬 날 등, 우리는 매일 매일 우주의 시공간에 나만의 족적을 남기고 있다. 이러한 족적을 무의미하게 흘려보내지 않고 그 일들에 나름의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달력에 기록하고 더욱 의미 있는 행위의 연속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행복은 재미있고 의미 있게 하루하루를 살아 내는 것이다. 의미 있는 나날을 사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을 미리 정해서 그것을 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내가 매일 하는 일들에서 의미를 찾고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또 이런 의미 있는 일을 해낸 스스로를 대견하게 생각하면서 자기를 칭찬하는 것이야말로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남들이 만든 날들로 가득한 달력에 나만의 의미 있는 날들이 하나 둘 새겨지면서 그날만은 내가 내 삶의 주체가 되고 가치 있는 행위를 하면서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이미 그대는 그대만의 달력에 채워 넣을 의미 있는 일들을 꽤 많이 해오고 있다.

숙고하라. 찾아내라. 그리고 행복하라. (2019년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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