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0시 용산 집무실 지하벙커에서 국군통수권 이양받아
취임사 통해 ‘자유’에 방점… “‘공정’·‘연대’가 뒷받침해야”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기반…빠른 성장으로 양극화 제거”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11시 국회의사당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11시 국회의사당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0시를 기해 국군통수권을 이양받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오전 11시 국회의사당에서 취임식을 갖고 5년 임기의 제20대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다.

이날 취임식에는 국내외 귀빈과 국회와 정부 관계자, 각계 대표, 초청받은 일반국민 등 4만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0시를 기해 용산의 대통령 집무실 지하에 자리한 국가위기관리센터(지하벙커) 상황실에서 국군통수권을 이양받는 것으로 집무에 들어갔다. 청와대 시대를 마감하고, 용산시대를 개막한 것이다.

이어 자택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서 임기 첫날밤을 보낸 윤 대통령은 오전 9시 50분쯤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동작동 현충원을 찾아 방명록에 “순국선열의 희생과 헌신을 받들어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 사는 국민의 나라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썼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0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 상황실에서 국군통수권 이양 및 북한 군사동향 등의 보고를 받으며 집무를 시작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0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 상황실에서 국군통수권 이양 및 북한 군사동향 등의 보고를 받으며 집무를 시작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날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을 마치고 집무실에 들어서기 전 삼각지의 경로당을 찾아 지역 어르신들로부터 환영 인사를 받았다.

윤 대통령은 “아이고 어르신들, 동네에 이제 오게 됐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인사를 건넸고, 어르신들은 “용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동네가 뭐 관공서(대통령 집무실)가 들어왔다고 복잡하지 않게,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한 뒤 함께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집무실로 들어갔다. 바야흐로 용산시대를 개막한 것이다.

앞서 이날 취임식에서 윤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자유’와 ‘공정’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 나라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어 팬데믹 위기, 공급망 재편, 기후 변화, 식량·에너지 위기, 초저성장과 대규모 실업, 양극화와 사회적 갈등 등을 거론한 뒤 “이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정치는 이른바 민주주의의 위기로 인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 내부의 지나친 집단적 갈등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고, 각자가 보고 듣고 싶은 사실만을 선택하거나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하지만, “역사를 돌이켜 보면 우리 국민은 많은 위기에 처했지만 그럴 때마다 국민 모두 힘을 합쳐 지혜롭게, 또 용기 있게 극복해 왔다”며 위기극복에 대한 자신감도 피력했다.

그러면서 보편적 가치인 자유를 내세웠다. 윤 대통령은 “이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바로 자유”라며 “자유의 가치를 제대로, 정확하게 인식하고 재발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나아가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은 바로 자유의 확대”라고 규정했다. 이어 “자유는 보편적 가치이고,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이 자유 시민이 되어야 한다”면서 “어떤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는 것이 방치된다면 우리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자유마저 위협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자유 시민의 필수 조건으로 공정과 연대, 박애를 내세웠다.

윤 대통령은 “자유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수준의 경제적 기초, 그리고 공정한 교육과 문화의 접근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 이런 것 없이 자유 시민이라고 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윤 대통령은 “어떤 사람의 자유가 유린되거나 자유 시민이 되는데 필요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모든 자유 시민은 연대해서 도와야 한다”면서 “모두가 자유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공정한 규칙을 지켜야 하고, 연대와 박애의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빠른 성장 과정에서 많은 국민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고, 사회 이동성을 제고해 양극화와 갈등의 근원을 제거할 수 있다”며 “도약과 빠른 성장은 오로지 과학과 기술, 그리고 혁신에 의해서만 이뤄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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