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노총 소방노조, 평택 순직 사고 대정부 규탄대회
결의문 통해 책임자 처벌·재발 방지책·5대 정책요구
정은애 위원장 문재인 대통령에게 서한문도 전달
청와대 앞 집회 “이번만큼은 제대로 된 대책 내놔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이 17일 청와대 앞 효자치안센터 일대에서 평택 물류창고 화재 순직 사고와 관련, 정부를 규탄하며 행진하고 있다. 공노총소방공무원노조 제공.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이 17일 청와대 앞 효자치안센터 일대에서 평택 물류창고 화재 순직 사고와 관련, 정부를 규탄하며 행진하고 있다. 공노총소방공무원노조 제공.

“살아서는 일 잘하고 죽어서는 자랑스러울 수 있도록 소방 시스템 만들어 주세요.” “이번만큼은 책임자를 찾아 처벌하고, 제대로 된 재발방지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정은애·공노총 소방노조)은 17일 오후 청와대 앞 효자치안센터 일대에서 평택 물류창고 화재 순직 사고와 관련, 대정부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전국에서 상경한 소방노조 조합원과 공노총 집행부 등 300여 명이 참가한 이날 집회는 소방 당국뿐 아니라 관련 부처와 청와대를 향한 것이었다.

소방청이나 고용노동부 앞에서 목소리를 높여봐야 소방행정시스템상 지금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공노총 소방노조 관계자가 청와대 행정관에게 의견서와 서한문을 전달하고 있다. 공노총 소방노조 제공.
공노총 소방노조 관계자가 청와대 행정관에게 의견서와 서한문을 전달하고 있다. 공노총 소방노조 제공.

소방노조는 이에 따라 5개 항으로 된 요구사항에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보내는 서한문도 동봉해 전달했다.

이번만큼은 책임자를 찾아 처벌하고, 제대로 된 재발방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취지로 열린 이날 집회는 정은애 위원장의 대회사를 시작으로 석현정 공노총 위원장의 연대 발언과 결의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공노총 소방노조 제공
공노총 소방노조 제공

정은애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지난 6일 평택 냉동창고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던 도중 3명의 소방공무원이 안타깝게 희생됐다”면서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벌써 5명의 소방공무원이 화재진압 도중 순직했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이어 “평택 화재 순직사고의 진상조사는 재난 현장에서 소방공무원이 희생하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만큼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진상조사를 통해 사고의 구조적 원인을 명백히 밝히고,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문책이 이어져야 한다”면서 “정부와 소방당국은 이번 사고를 반면교사 삼아 소방공무원의 희생을 막는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상수 소방노조 부산본부 사무처장과 김미나 소방사가 낭독한 결의문을 통해 △국가와 지방으로 이원화된 반쪽 짜리 소방조직의 온전한 국가 소방조직 구성 △소방행정과 현장대원을 분리 채용하는 조직 구조 구축 △소방공무원에게 소득공백 없는 퇴직 후 즉시 퇴직연금을 지급 △수년간 답보 상태에 있는 소방공무원 공상추정법을 도입 △교대근무하는 현업근무자에 대한 별도 보수체계를 마련 및 교대근무체계 개편 등을 요구했다.

소방노조는 이날 청와대에 이들 5개 항으로 된 정책요구서와 정은애 위원장이 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문도 담당관에게 전달했다.

정 위원장은 서한문에서 국가직화를 이끈 문재인 대통령에게 고마움을 표한 뒤 “소방관이 살아서는 일을 잘하고 죽어서는 자랑스러울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면서 “피와 땀이 흐르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다면 세상이 조금은 바뀔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소방노조는 이날 집회가 끝난 뒤 효자치안센터에서 시작해 경복궁역을 지나 청와대 앞까지 거리행진도 벌였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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