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본 경영평가 CS 지표 내년 재도입 논란
우본공무원노조 “재도입 막겠다” 강력 반발
“낡은 정책 말고, 경영이나 잘 챙겨라” 지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 CS 관련 포스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 CS 관련 포스터

“감정노동자 보호한다며 없애더니 1년도 안 돼 재도입한다니요. 이젠 보호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얘긴가요,” “고객만족을 지표로 평가하면 우체국 고객 서비스가 향상되나요.” 우체국 창구 직원들의 얘기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가 경영평가에 고객만족(CS) 지표를 재도입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이철수·우본공무원노조)은 29일 ‘대한민국에 아직도 감정노동을 줄 세우는 정부기관이 있다’라는 자료를 통해 우정사업본부의 경영평가 CS(고객만족) 지표 재도입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우본공무원노조는 “우체국 감정노동자를 보호한다며 경영평가에 CS 지표를 없앤 것이 엊그제인데, 우본의 시계는 거꾸로 가는 것인지 2020년부터는 CS 평가를 재도입해 직원들의 감정노동을 다시금 줄 세우려 한다”고 비판했다.

왜 이런 반발이 나오는 것일까.

얘기는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8년 12월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되면서 우체국에서 감정노동자로 종사하고 있는 직원들을 고객의 폭언·폭행 및 각종 직무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할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이에 따라 경영평가에서 CS 지표가 삭제됐다.

‘산안보건법의 감정노동자 보호 정책’의 시대적 흐름에 따른 것이었다.

그런데 최근 우정사업본부의 연구용역 결과, 비계량평가의 중요성을 거론하면서 CS 지표 재도입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정사업본부 등에 따르면 CS 지표는 내년부터 재도입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체국에서 보통 우편이나 예금, 보험과 같은 실적은 계량 지표로 분류하고, 기타 통계로 할 수 없는 부분을 비계량으로 분류한다.

문제는 과거 우체국 창구직원들의 경우 우편물 접수와 분류 등 폭주하는 업무를 감당하기에도 바쁜데 몇 분내에 답변을 하지 못하면 감점을 하는 등 기업 콜센터를 방불케 하는 평가에 시달려야 했다.

업무가 밀려 있어도 악성 민원 등의 처리에 매달려야 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우체국 현장은 우편·금융을 하는 곳이 아니라 민원인을 찾아다니며 규정 밖의 일에 매달려야 했다는 게 우본공무원노조의 얘기이다.

우본공무원노조는 “나아가 CS경연대회나 고객응대 집합교육 및 창구암행감찰 등을 진행하면서 실질적인 서비스 향상보다 직원 통제용으로 CS를 악용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한다.

이런 이유로 우체국 직원들을 고객의 폭언·폭행 및 각종 직무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할 조치를 필요하다는 취지에 따라 CS 지표를 없앴는데, 다시 부활한다는 말에 우본공무원노조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철수 우본노조위원장은 “올해 우정사업본부장 공석이 3개월을 넘어가고 있는 지금 현재의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보다 어떻게 직원들을 통제하고 구속시킬지에 몰입하고 있는 옛날 사람과 옛날 정책을 보고 있으면 우체국의 미래는 더욱 암울하다”면서 “그 어떤 위기의식도 없이 살고 있는 우본 경영진의 구태의연한 인물과 시대 역행하는 정책의 퇴출을 위해 향후 적극적인 대국민홍보 활동과 투쟁을 펼쳐나가겠다”밝혔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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