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민자 셤 사마디씨 공무원으로 채용
다문화 이해교육강사, 통‧번역 서비스 해와
첫 전화는 이주여성 친정부모님 백신 안내

전라북도 남원시는 캄보디아 출신 결혼이민자 셤 사마디씨를 지방 시간선택제 공무원으로 채용했다고 6일 밝혔다. 남원시 제공.
셤 사마디씨가 사무실에서 업무와 관련해 설명을 듣고 있다. 남원시 제공.

전라북도 남원시는 지방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으로 캄보디아 출신 결혼이민자 셤 사마디(36)씨를 임용했다. 남원시에서는 처음이다.

“남편은 어려운 자리인 만큼 초심을 잃지 말고 열심히 하라고 했어요. 아이들도 모두 나와 아침에 엄마 잘 다녀오세요라고 했구요. 아이들은 점심때는 엄마 힘들겠지만 파이팅 하라고 문자도 했더라고요”

첫 출근 날 셤 사마디씨 가족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가족들의 응원은 그에게는 큰 힘이다.

지난 9일 처음 출근날. “얼떨떨하고 싱숭생숭해서 처음에는 일을 파악하는데 집중했어요. 그런데 업무파악이 조금 어렵기는 하더라고요. 하루가 참 길었어요.”

셤 사마디씨는 앞으로 여성가족과에서 다문화가족지원 보조와 결혼중개업 관리, 다문화자녀 교육 혁신 등의 일을 맡게 된다.

출근해서 가장 먼저 받은 전화는 결혼이주여성의 전화였다고 한다. 결혼이주여성이 친정부모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문의해 안내했다고 했다.

한국어능력검정시험(TOPIK)에서 가장 어려운 6급을 따서 그런것일까. 처음 전화를 걸어 인사를 했을 때 발음이 너무 좋아 전화를 잘 못 건 줄 알았다.

그렇다면 셤 사마디씨는 어떻게 시간선택제 공무원이 된것일까.

셤 사마디씨가 한국에 온 것은 2007년이었다. 셤 사마디씨도 처음 한국에 와서는 의사소통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도 시부모님께서 잘해주셨고 문화 차이도 크지 않아서 적응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한다.

그러던 그에게 어느날 친구가 도움을 요청해왔다고 한다. 셤 사마디씨보다 먼저 다문화 이해교육 강사로 일하던 친구가 놀이체험 시간이 힘들다며 셤 사마디씨에게 보조 강사로 도와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보조 강사로 일해보니 괜찮은 거 같아 2019년부터 강사 교육을 수료 받고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다문화 이해교육의 정식 강사로 일하게 됐다.

셤 사마디씨는 다문화 이해교육을 통해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고 서로의 다양한 점을 인정하는 등 다문화 인식개선에 힘써왔다. 또한 캄보디아의 문화를 소개하고 캄보디아는 어떤 나라인지, 아이들에게 어떤 놀이를 하는지 알려줬다.

또한 결혼이민자들의 통‧번역 서비스를 해왔다. 한국어가 서툴러 남편이나 시어머니와의 대화가 막혀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전화로 이야기를 듣고 통역을 하거나 병원에서 아픈 곳을 설명하기 힘들어 할 때 대신 의사에게 증상을 설명하는 식이다.

남원시에서 다문화가족지원 정책 수립을 위한 임기제 공무원을 채용할 때 셤 사마디씨의 이런 경력을 인정한 것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한국에 와 공무원이 되어 정말 기쁘다면서도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셤 사마디씨. 그녀의 소망은 아주 작지만, 크다.

“어려움이 있는 이주여성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요.”

송민규 기자 song@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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