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간호사회, 보건복지부에 청원서 제출
지난해 사직한 간호사 160명…50% 늘어
“25년 묵은 간호직 공무원 정원, 조정해야”

양숙자 보건간호사회 회장이 지난 23일 보건복지부를 방문해 간호직 정원 확대를 요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하고 있다. 보건간호사회 제공.
양숙자 보건간호사회 회장이 지난 23일 보건복지부를 방문해 간호직 정원 확대를 요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하고 있다. 보건간호사회 제공.

보건간호사회는 지난 23일 보건복지부에 간호직 정원 확대를 요청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고 26일 밝혔다.

보건간호사와 전국 시‧군‧구 지역주민 등 9만 8467명이 직접 서명한 명부도 같이 전달됐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대부분의 간호직 공무원이 월 100시간을 넘는 초과근무에 시달리는 데 따른 것이다.

지난 5월에는 한 간호직 공무원이 5달 동안 초과근무 363시간에 시달린 끝에 과도한 업무를 호소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과로에 시달리다 사표를 내는 경우도 많아졌다. 지난해 사직한 보건소 간호사는 160명인데, 이는 지난 3년간 평균인 108명에 비해 약 50% 늘었다.

보건간호사회는 원인으로 지난 25년간 그대로인 보건소 배치기준을 꼽는다. 지역보건법에 명시된 기준이 25년 동안 한 번도 개정되지 않아 일선 보건소에서는 정규 간호사 정원을 늘리는 대신 편법으로 한시적 공무원만 늘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보건간호사회는 “정부나 지자체에서 간호사를 정규직 대신 ‘공무직’ 형태의 무기계약직, 한시적 계약직으로 뽑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한시적 근로자 신분의 간호사가 보건소 저체 간호사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선별진료소 운영과 확진자 가정방문‧검체 채취, 확진자 후송, 역학조사, 자가격리자 관리 등 새로운 업무만 늘어나고 있어 의료인이라는 의무감으로만 버티는 데도 한계가 왔다고 호소한다.

보건간호사회는 청원서에서 “간호직 공무원 정원을 현실에 맞도록 조정해야 한다”며 “간호직 공무원 정원 확대라는 실질적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간호협회는 “간호사를 단순히 ‘천사’나 ‘영웅’으로 부르는 현실은 간호사의 전문성과 역할에 대한 중요성을 간과한 것”이라며 “이제는 단순히 간호사의 사명감이나 헌신에 기대기보다는 간호사들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간호법 제정을 통해 간호사의 적절한 배치와 근무조건,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민규 기자 song@public25.com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공생공사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