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교류 빙자 낙하산 추진” 노조 강력 반발
4·5급 자원자 받아서 일방적으로 내려보내려 해
“상급기관의 전형적 인사갑질 단호히 투쟁할 것”

지난해 10월 24일 우정사업본부 앞 우본공무원노조 지부장대회에서 현장 지부장들이 현장의 의견을 리본에 써서 묶어 놓은 모습. 우본공무원노조 제공
우본공무원노조는 17일 과기부가 인사교류를 빌미로 4, 5급을 일방적으로 우본에 내려보내려 한다며 규탄성명을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24일 우정사업본부 앞에 노조지부장들의 의견을 담아 걸어놓은 리본. 우본공무원노조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이철수·우본공무원노조)은 17일 “인사 교류를 빌미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가 우정사업본부에 상위직급을 내려 보내 인사정체를 해소하려 한다”며 규탄성명을 발표했다.

우본공무원노조에 따르면 이달 초 과기부는 자체 직원을 대상으로 소속기관인 우정사업본부(우본)와 교류희망자를 조사해 이들을 우본으로 내려보내려는 계획이 추진 중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이 인사계획이 1대 1이나 동일직급이 아닌 상위직급을 우본으로 내려 보내고, 소수의 하위직급을 과기부로 받아들이는 불평등한 인사교류라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우본공무원노조는 “과기부가 자체 상위직급 승진적체 해소를 목적으로 1월 정기인사 발령 시 우본으로 3급 이하 4·5급을 내려 보내려는 것은 ‘공무원행동강령’ 제13조의 3(직무권한 등을 행사하는 부당 행위의 금지) 및 ‘우정사업 운영에 관한 특례법 시행령’ 제10조의3(임용권의 위임)에 근거한 소속기관(우정사업본부)의 임용권을 침범하는 위법한 ‘인사갑질’이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노조는 “과거 미래창조과학부 소속기관이었던 2013년 5월 27일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우정사업본부로 전입 시 1대 1 인사교류 원칙을 준수한다’는 내용의 ‘노사공동협정서’를 체결했지만, 이를 번번이 어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2014년 12월 서기관 4명, 사무관 7명을 우본에 일방적으로 전입시켰으며, 우본공무원노조가 강력히 항의하자 당시 최양희 장관이 노조위원장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2017년 4월에는 서기관 1명, 사무관 11명의 일방전입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당시 우본공무원노조의 강력한 반발과 항의 집회 이후 서기관 1명, 사무관 5명으로 인원을 축소해 전입했는데, 이번에 다시 이런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본공무원노조는 “인사교류가 순수한 목적이라면 동일직급 1대 1 인사교류가 원칙이어야 하는데, 비대칭적인 인사교류 때문에 소속기관의 하위직급 승진에 피해가 발생한다”면서 “일선 하위직 공무원은 50대에도 7급 공무원이 보편화될 정도로 승진 적체가 심한 상태에서 과기부의 일방전입 추진은 우본의 하위직에서 큰 상실감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이철수 위원장은 “코로나9 상황에서도 공적마스크 판매 등 국민과 가장 가까이 대국민 서비스를 실천해왔는데 상위직 승진을 위해 하위직 승진이 희생되는 것은 공직사회의 인사갑질이다”며 “우본은 과기부의 인사적체 해우소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기부의 인사갑질을 막기 위해 우본 종사자들이 단결해 단호하게 투쟁해 나갈 것이다”고 경고했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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