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는 위법인데…경찰 직협을 어찌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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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는 위법인데…경찰 직협을 어찌하오리까”
  • 김성곤 선임기자
  • 승인 2020.09.2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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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협들 “수사권 조정 문제 있다” 잇단 성명
서울 등 수도권 직협은 집단으로 의견 내
“근무환경 개선 아닌 이익단체 변질” 지적
행안부, “현 상황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우선 경찰 내부에서 여과장치 거쳐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전경. 공생공사닷컴DB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전경. 공생공사닷컴DB

경찰 공무원 직장협의회(직협)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자치경찰제 도입 등을 놓고 마치 입을 맞춘 듯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를 두고 근무환경 개선이나 업무능률 향상 등을 도모하라고 허용한 직협이 이익단체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수사권 조정이나 자치경찰제 도입 모두 궁극적으로는 근무 환경 등과 결부된 문제인 만큼 직협이 이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당연하다고 두둔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형식상 연대를 금지한 ‘공무원직장협의회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공무원 직협법) 위반 소지가 있어 보이지만, 경찰 수뇌부는 물론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도 지켜보고만 있는 상태다.

25일 관련 부처와 경찰 등에 따르면 최근 들어 경찰청과 일선 경찰서를 가리지 않고 각급 경찰관서 직협에서 “내년 1월 시행 예정된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등이 검찰 개혁에 역행한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달 중순을 전후해 영남권과 호남권, 충청권 경찰 직협에서 이들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반대 성명을 발표하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수도권 직협을 중심으로 집단반발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실제로 서울 경찰공무원 직협은 지난 22일 공동성명을 통해 “법무부 단독 주관 제정안은 수사권 조정 합의문 취지에 역행하는 것이며, 합의안 범위를 넘는 준칙을 제정할 수 없다는 규정에 반한다”며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는 서울 강남, 강서, 강북, 금천, 남대문, 서초, 서부, 수서, 송파, 양천, 중랑, 혜화경찰서 등 서울경찰청 관내 12개 경찰서 직협이 참여했다.

경기남부경찰 공무원직장협의회 회장단도 같은 날 ‘소통과 권익증진 향상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경찰법, 경찰공무원법 전부 개정안’과 ‘형사소송법 및 검찰청법 시행령’ 입법 예고에 대해 현장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졸속입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관련 법령이 법무부 단독 주관으로 마련됐다는 등의 문제점 지적과 함께 개선 요구를 하는 것으로, 내용상으로는 충분히 의견을 낼 수 있는 것들이다.

문제는 형식이다. 지난 6월 11일부터 개정 직협법에 따라 경찰과 소방공무원에게도 직협 설립이 허용됐지만, 직협 간 연대나 협의회 구성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행안부 등은 직협법 개정을 앞두고 사전 의견 수렴 과정에서 이런 규정을 누차 설명했다고 한다.

그런데 수사권 조정이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이 원칙들이 무너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경찰 수뇌부는 조용히 있는데 직협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대신 “총대를 맨격”이라는 말도 나온다.

행안부는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입장을 낼 형편은 아니어서 속앓이를 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최근의 경찰 직협의 행위들에 대해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면서 “직협법 위반 여부는 경찰청 등에서 스스로 여과하고,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본청과 채널을 열어놓고 얘기 중이지만, 행안부가 개입하는 것은 최후의 수단으로, 일단은 자율 해결이 원칙이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일단 수사권 조정 이슈가 어느 정도 지나가고 나면 경찰청은 물론 행안부 내에서도 이들 문제에 대해 논의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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