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지자체 점검서 드러나…징계 요청하고 검찰에 고발

감사원은 22일 지방자치단체 전환기 특별점검을 통해 공무원 행동강령을 위반한 서울시와 자치구 직원들 12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자료 사진
감사원은 22일 지방자치단체 전환기 특별점검을 통해 공무원 행동강령을 위반한 서울시와 자치구 직원들 12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자료 사진

서울시 동작·관악·마포구 등의 공무원들이 조경업체 대표 등과 베트남·캄보디아 여행을 떠나면서 경비 일부를 이들에게 부담하게 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들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감사원은 21일 이런 내용의 지방자치단체 전환기 취약분야 특별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 서울시와 동작구 공무원, 관악·마포구 전 공무원 등 녹지직렬 직원 12명은 관급공사를 수주한 조경업체 대표 등 직무 관련자들과 함께 국내외에서 골프와 관광을 했다.

이들은 12명 전원이 같이 여행이나 골프를 친 것은 아니지만, 수시로 대표들 일행에 끼어서 관광을 다녀왔다. 단 한 차례에 그친 사람도 있고, 11차례나 다녀온 경우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비용의 일부를 지원받았다.

‘공무원은 직무 관련자와 국내외에서 골프를 하는 등 직무수행의 공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공무원 행동강령을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다.

서울시 마포구 A과장은 지난해 3월 3박 4일 일정으로 관련 업체 관계자들과 일본 여행을 간 뒤 내기골프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성북구 공무원 B씨와 중구 공무원 C씨, 종로구청 D씨 등도 각각 일본, 중국 등지로 직무 관련자와 골프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 사업소 소속 E씨와 강서구 직원 F씨도 지난해 3월부터 8월 사이에 2차례에 걸쳐 직무 관련자와 일본으로 골프 여행을 다녀왔다. 이들은 지난해 5월 이들로부터 스크린 골프비용도 지원받았다.

역시 서울시 사업소 소속인 G씨는 지난해 1월 3박 5일 일정으로 조경업체 관계자들과 베트남 골프 여행을 하고 현지 카지노에서 사행성 게임(슬롯머신)을 했다.

관련분야 공무원들이 모여서 직무 관련자들과 같이 관광을 한 경우도 있었다. 서울시 동부공원녹지사업소 소속 H씨와 마포구 직원 I씨, 은평구 직원 J씨는 2014년 11월 3박 4일 일정으로 자신들의 가족까지 동반하고 직무 관련자와 베트남을 다녀왔다가 감사에 적발됐다.

동작구 직원 K씨와 L씨는 2014년 1월 4박 6일 일정으로 직무 관련자와 함께 가족 동반 베트남 관광 여행을 다녀왔다. 이들 중 일부는 여행 경비도 동행한 업체 대표에게 받았다.

감사원은 서울시장 및 마포·동작구 등 구청장에게 해당자들의 정직 등 징계 통보하고, 관련 공무원을 금품수수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공영주차장 위탁운영 업체가 주차장을 택배영업소 등으로 불법 사용하는데도 담당 공무원이 해외여행 등의 향응을 제공받고 묵인하는 부당한 민관 유착 사례도 있었다.

서울시 동대문구의 공영주차장을 위탁운영하는 민간업체는 2014년부터 주차장을 용도대로 사용하지 않고 택배업체에 임대했다. 해당 업체에 위법한 내용이 있었지만, 담당 공무원은 주차장 위탁운영 업체 사장,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여성 2명 등과 함께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이를 봐줬다.

담당부서 전·현직 직원 6명은 택배업체 사장과 2017년 중국 여행을 다녀왔고, 일부 퇴직자들은 택배업체에 재취업한 경우도 있었다.

감사원은 서울시장과 동대문구청장에게 관련 공무원에 대해 파면·정직 등 징계 및 주의요구하고, 관련 공무원을 직무유기,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수사의뢰했다.

감사에서 서울시가 시의원 요구에 따라 공원용지 보상예산을 임의로 편성·집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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