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통·허탈…박 시장 사망 서울시 직원 반응

“특별시와 직할시의 궐위 사태…참담하다” 반응도
“박 시장 공무원 인사·처우 개선하려 노력했는데”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가졌던 서울시 직원들은 막상 박원순 시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침통함 속에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실종 사실이 전해진 9일 서울시청사는 초저녁부터 훤히 불이 밝혀져 있었다.

간부들은 물론 직원들도 비상대기 상태였기 때문이다. “설마 우려스런 일은 없겠지“하는 기대감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의 사망사실이 확인되면서 서울시 직원들은 10일 장탄식과 함께 안타까워하고 있다.

시정 공백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행정 경험이 많은 서정협 행정1부시장이 권한대행을 맡아서 안살림은 무난하게 이끌어 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선출직이 아니어서 대 정부 협상 등에서는 힘이 부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강남 개발이익 분배 등 상대성이 있는 정책의 경우는 행정 부시장 출신 권한대행이 밀어붙이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

박 전 시장은 그동안 3선을 하면서 서울시를 10년 가까이 이끌어 왔다. 첫 3선 서울시장인 만큼 서울시정은 대부분이 박 시장의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시 본청의 한 직원은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데 박 시장이 10년을 이끌면서 정책도 가다듬고 방향도 제시했는데, 그 공백은 상상 이상으로 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대권은 물론 삶에 대해서도 아직 가능성이 충분했는데 극단적인 선택을 해 안타깝다”고 아쉬워했다.

반면, 한 젊은 직원은 “아직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서울특별시장과 부산직할시장이 미투 문제에 연루되고, 궐위사태가 빚어졌다는 점에서는 참담한 심정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박 전 시장의 공무원 처우 개선 시책 등이 후퇴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제기한다.

실제로 서울시공무원노동조합의 한 조합원은 “초기 박 전 시장이 서울시 공무원에 대한 관심이 덜한 부분이 있었지만, 연임을 하면서 소외·소수직렬 인사 형평성 문제와 하위직 승진 정원 확대, 공무원 주거 문제 등에 관심을 보이는 등 전향적인 시책들을 많이 폈다”면서 “앞으로 이런 기조가 중단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한 간부는 “서 권한대행의 행정 스타일이나 권한대행이라는 직책의 특성을 감안하면 새로운 정책을 펼치기는 어렵겠지만, 급격하게 박 시장의 정책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금은 직원과 시정의 안정이 최우선인 시점이다”고 말했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공생공사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