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전리품으로 무단 반출됐던 생채기 간직
서울시-산림과학원-수원농생명과학고 ‘의기투합’
4월 접목 후 내년 안중근기념관 앞에 재복원 계획

수원농생명과학고교 정원에서 자라고 있는 홍매화 '와룡매'. 서울시 제공
수원농생명과학고교 정원에서 자라고 있는 홍매화 '와룡매'. 서울시 제공

서울시 중부공원여가센터는 지난해 5월 강풍에 부러져 고사한 남산공원 안중근 의사 기념관 앞 홍매화 '와룡매'의 후계목을 육성한다고 27일 밝혔다.

센터는 국립산림과학원과 수원농생명과학고등학교와 협업을 통해 400여년 역사의 와룡매 복원을 추진하게 됐다.

용이 엎드린 형상을 해 와룡매라고 불리는 품종으로 과거 창덕궁 선정전에 수려한 자태를 자랑했으나 1593년 임진왜란 때 전리품으로 일본에 무단 반출됐다.

이후 1998년 일본 사찰에서 시행한 안중근 의사 추도협회 모임에서 와룡매 가지를 접목한 후계목을 ‘한일 친선의 상징’으로 남산 안중근의사 기념관에 식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1999년 안중근 의사 89주년 추도식에 맞춰 환국했다.

중부공원여가센터는 와룡매 고사 직후 후계목 양성을 위해 국내 생육하고 있는 와룡매 홍매를 찾던 중 수원농생명과학고교에서 존재를 확인했다. 이어 학교의 협조로 국내 유일하게 남은 와룡매 가지를 채취해 후계목 양성이 가능하게 됐다.

수원농림고 후신인 수원농생명과학고는 1991년 센다이시가미농업고와의 자매결연을 통해 1992년 와룡매 자목을 분양받아 와룡매(백매와 홍매 각각 한 그루)를 식재했다.

서울시는 역사적 의미를 띤 ‘와룡매’ 홍매의 안정적인 후계목 육성을 위해 전문적인 관리가 가능한 서울식물원과 천연기념물 후계목 육성으로 확보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국립산림과학원의 기술지원 협조를 받아 4월 접목을 시행할 예정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정보연구과 구자정 박사는 “아픈 역사를 지닌 와룡매를 성공적으로 복원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육성될 후계목은 내년 3월 26일 안중근 의사 서거 115주기에 맞춰 남산공원 안중근 의사 기념관에 다시 복원할 계획이다.

하재호 서울시 중부공원여가센터 소장은 “후계목 양성을 통해 환수 문화재로서의 문화 콘텐츠 가치를 창출하고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상징목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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