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숙 서울시의원 “이용률 고작 0.1%뿐”
서울 지하철·경기 광역버스 현황분석 결과
운영기관 간 환승 불가, 통합환승 할인 No
“전국 호환체계 구축한 뒤 점진적 도입을”

이경숙 서울시의원. 서울시의회 제공
이경숙 서울시의원. 서울시의회 제공

교통카드를 찍지 않고 개찰구를 통과할 수 있는 비접촉식 시스템인 ‘태그리스(tagless) 사업’의 실효성 문제가 서울시의회에서 제기됐다.

20일 이경숙(국민의힘·도봉1 선거구) 시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태그리스가 설치된 서울 우이신설선과 경기도 광역버스 태그리스 이용률은 0.1%에 그쳤다.

우이신설선 태그리스 월평균 이용률은 시행 첫해인 2023년 9월 전체 탑승객 223만 7694명 중 3076건(0.13%)에서 올해 1월엔 전체 탑승객 219만 30999명 중 479건으로 뚝 떨어졌다. 2년 먼저 태그리스를 도입한 경기 광역버스도 지난해 전체 월평균 탑승객 2만 5000여명~3만 2000여명 중 이용률은 겨우 0.16%~0.24%에 머물렀다.

태그리스는 코로나19로 인한 비접촉 문화 확산에 따라 도입됐다. 서울시는 지하철 우이신설선 12개 역사 13개 통로에, 경기도는 광역버스 2669대에 운영 중이다.

이 의원은 이용률 저조 원인을 ‘호환성’ 문제로 꼽았다. 우이신설선은 티머니, 경기도 광역버스는 로카모빌리티가 개발한 태그리스 앱을 사용해야 하는데 두 앱 간 호환이 불가능하다.

예컨대 우이신설선에서 사용한 태그리스 앱은 경기도 광역버스로 환승 때 사용할 수 없다. 각각의 앱을 사용하기 때문에 수도권 통합환승 할인이 불가능하고, 시스템 충돌로 인해 사용이 어렵다.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는 내년 하반기부터 태그리스를 전면 확대할 계획이지만, 1~8호선과 우이신설선, 경기도 버스는 각각 다른 태그리스 앱을 준비해야 한다. 발급 주체별로 규격과 사양 등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기술성 문제도 원인이다. 인식 정밀도, 시스템 보안, 부정승차 방지 대책이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재정 투입 대비 기대효과가 명확하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경기도는 태그리스 1대당 60만원씩 총 16억원 예산을 들였다. 30%는 도비, 70%는 시·군이 부담했다. 우이신설선은 티머니에서 1대당 800만원을 들여 설치했다.

이 의원은 최근 ‘태그리스 정책진단과 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해 각계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다. 발제자로 참석한 유소영 미래교통연구소 교통물류체계연구실 실장은 “태그리스 기술 상용화 이전에 전국 표준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최근 각 지역에서 교통패스를 앞다퉈 내고 있지만 ‘통합교통’을 고려하지 않는다. 교통 정책은 모든 시민이 이용하기 편리해야 하며 ‘환승 편리’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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