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구원 '폴리시 이니셔티브' 1호 보고서
경기 남부~서울 출퇴근 월 8.2시간 절감효과
연간 도로 건설비 22조 8367억원 대체 가능

경기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 경수대로에 위치한 경기연구원(GRI) 전경.                                 경기도 제공
경기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 경수대로에 위치한 경기연구원(GRI) 전경.                                 경기도 제공

수도권을 포함해 대도시권은 출퇴근 시간대에는 하루 이동량의 30%가 몰려 심각한 교통 문제를 되풀이한다. 따라서 출퇴근시간 유연근무를 활용하면 교통수요 분산으로 막대한 도로나 철도를 건설하지 않고도 교통문제를 한결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경기연구원(GRI)은 새롭게 시작하는 ‘폴리시 이니셔티브(Policy Initiative)’ 1호를 통해 국가교통 데이터베이스(DB)와 교통카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예비타당성 조사 방법론을 적용해 수도권의 최적 시차출근제도 적용 방안을 제시한 ‘당신의 출근 시간만 바꿔도 교통문제가 해결됩니다!’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0일 밝혔다.

먼저 대입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날 아침 평소보다 1시간 늦은 10시 출근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차량 통행속도가 3.8~6.3% 증가해 도로 혼잡이 개선됐다.

경기도 광역버스(7770번)의 차량 내부 혼잡률이 최대 15%p 감소했으며, 서울도시철도 이용자도 5.3~15.8% 감소해 대중교통 차량 내부 혼잡도 완화됐다.

이런 결과는 시차출퇴근제 도입에 따른 교통문제 해결 가능성을 보여준다. 실제로 직장인이 유연근무제를 이용하는 이유로 68.6%가 출퇴근 불편 완화를 꼽았다.

보고서에서는 유연근무제도 중 일하는 방식을 유지할 수 있어 직장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시차출퇴근제를 활용한 교통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교통혼잡에 따른 사회적 비용 최소화와 시민들의 수용 가능성 등을 고려한 최적 시차출퇴근 방안으로 직장인의 10%가 1시간 일찍 출근하고, 20%가 1시간 늦게 출근하는 시차출퇴근제도 참여율 30%를 제안했다. 출퇴근 시간 이동량을 감안해서다.

결과적으로 수도권에서 시차출근제 30%를 달성하면 도로용량을 초과하는 도로의 42.1%가 사라져 하루 출퇴근 시간이 평균 9.4분 절감된다. 특히 경기도 남부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은 하루 22.4분, 한달 8.2시간을 절감해 하루 근무 시간을 통으로 확보하는 효과를 보였다.

또 도로혼잡 완화로 차량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도 연간 18만여t이나 감소해 약 148억원의 탄소배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온실가스 흡수 측면에서는 연간 30년생 소나무 19.8백만 그루를 심는 효과를 확인했다.

시차출근제 30% 도입의 다양한 효과를 사회적 비용으로 환산하면 하루 약 27억원이 절감돼 연간 1조 3382억원의 효과가 기대된다. 총사업비 1조 7695억원을 투입한 서울양평고속도로의 예비타당성 조사 당시 연간 편익이 1037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해마다 서울양평고속도로급 도로 13개를 건설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다.

도로 건설비용 절감 금액은 22조 8367억원으로 GTX A·B·C 3개 노선(약 16조원)을 동시에 건설하고도 남는 규모다.

                                                                                                               자료 : 경기연구원(GRI)
                                                                                                               자료 : 경기연구원(GRI)

그러나 우리나라의 유연근무제도 이용률이 2022년 기준 16%인 점을 감안하면 시차출퇴근제 참여율 30% 달성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연구원은 시차출퇴근제 확대를 위한 정책 방안으로 ‘시차출퇴근제 의무화 도입 추진’을 제안했다. 공공기관에 우선도입 후 기업 규모에 따라 100명 이상 사업체까지 단계별로 확대하면 참여율 33.5%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강제적인 의무화와 별도로 근로자와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높이기 위해 ‘얼리버드 출근자 대상 대중교통요금 반값 제도’와 ‘시차출퇴근제 도입 기업의 법인세 인하’ 등의 유인 제도를 병행할 것도 아울러 제시했다.

경기연구원 박경철 모빌리티연구실장은 “소수 직원들만 유연근무에 참여하는 상황에서는 눈치보기로 시차출근제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며 “주5일 제도 도입과 같은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로 ‘9 to 6’ 직장문화를 먼저 혁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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