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의사표현조차 금지… 심각한 기본권 침해”
“공무원 통제 군사독재 때 폐습 하루빨리 고쳐져야”

지난 2021년 3월 17일 공노총과 공무원노조, 전교조가 국회 앞에서 공무원과 교원 정치기본권 보장 법안의 처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노총 제공
지난 2021년 3월 17일 공노총과 공무원노조, 전교조가 국회 앞에서 공무원과 교원 정치기본권 보장 법안의 처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노총 제공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 석현정·공노총)은 15일 오는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공무원 노동자의 정치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성명은 공노총이 총선에 앞서 공무원 노동자의 권리 증진을 위한 연작 성명으로, 이번이 그 첫 번째다.

공노총은 성명에서 “총선으로 국민적 여론이 어느 때보다 자유로이 분출하는 와중에도, 공무원은 정당가입, 정당활동, 선거운동은 물론이고 자유로운 정치적 의사 표현조차 금지당하고 있는데, 이는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정치적 기본권을 심대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무원은 연·서명에 참여할 수도 없고, 공공시설 등에 의견을 게시하는 행위도 제한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좋아요’를 누르거나 응원 댓글만 남겨도 선거법 위반으로 처벌받는 수준이다”면서 “정치적 표현에 따른 선거법 위반으로 2022년 지방선거에서 징계·훈계 처분을 받은 공무원만 75명에 달하고, 2010년에는 공무원 1900명가량이 정당에 월 1만원을 후원했다는 이유로 검찰 기소돼 처벌받았다”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공무원이 직무를 수행하는 시간과 장소에 영향이 없는 경우 일반 시민의 정치활동과 같이 허용하는 것은 세계적 대세일뿐더러, 어떤 국가도 공무원 노동자의 정치적 의사 표현 자유를 개인 생활에서까지 틀어막지 않는다”라며 “선거 개표를 비롯해 일체의 선거 사무에는 공무원을 원 없이 동원하면서, 공무원이 SNS에서 ‘좋아요’ 혹은 ‘공유’ 하나 누르는 데까지 쌍심지를 켜고 달려드는 표리부동을 더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성명은 “정치 현안에 누구 못지않게 큰 영향을 받는 만큼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 집단인 공무원이 근무시간 외조차 어떤 정치적 표현도 할 수 없다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노조는 “공무원 노동자를 정치 의사 없는 수족으로 취급하며 통제해왔던 군사독재 시절의 폐습은 하루빨리 고쳐져야 한다”면서 “22대 국회는 관련 특별법 제정과 국가공무원법 개정으로 공무원 노동자의 정치적 표현을 확보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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