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본관 ‘서울의 옛 모습 찾기’ 일환… 28일 제막식
46.6m 건물 3면에 3개 설치, 최대한 원형 살려 복원
부민관→국회→세종문화회관 별관→서울시의회 변천
다양한 근대 역사 상징… 2002년 국가등록문화재 등록
김현기 의장 “런던 국회의사당 빅벤처럼 관광명소 기대”

서울시의회 제공
서울시의회 제공

1975년경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는 서울시의회 시계탑이 약 50년 만에 복원된다.

시계는 46.6m 높이의 서울시의회 본관동 3면에 설치되며, 원형을 살리되 밤에도 볼 수 있도록 자체 발광기능을 추가했다.

이로써 서울시의회 본관동의 문화재적 가치는 물론 서울 도심의 또 다른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58년 촬영된 서울시의회 본관동 시계탑. 시의회 제공
1958년 촬영된 서울시의회 본관동 시계탑. 시의회 제공

서울시의회는 ‘서울의 옛 모습찾기’ 일환으로 시의회 본관의 시계탑을 복원, 28일 제막식과 함께 시민에 공개한다고 24일 밝혔다.

28일 오전 11시 시의회 본관 열리는 개막식에는 김현기 의장, 남창진 부의장, 우형찬 부의장과 상임위원장단, 오세훈 서울시장, 정표채 (사)한국의재발견 대표, 정상혁 신한은행장 등이 참석한다.

시계탑은 9층 높이의 의회 본관동 건물 3면에 각각 1개씩 모두 3개가 설치된다.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서울시의회 본관은 국가등록문화재임에도 그동안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구현하는데 다소 부족함이 있었다”라며 “지난해 말부터 의회 내부에서 역사적 활용 가치를 찾자는 의견이 있었고, 마침 올해 시계 설치에 대한 문화유산 시민단체의 지정기탁 제안이 있어서 속도를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이어“시계탑 복원과 연계해 기존 시의회 대형 휘장과 의회 사인물을 철거해 권위적인 의회의 모습에서 벗어나 시민에게 다가가는 의회의 모습도 함께 구현하고자 했다”라며 “영국 런던 국회의사당의 빅벤, 독일 뮌헨의 시청사 시계탑 등 세계 유명 도시마다 그곳을 대표하는 시계탑이 있는 것처럼, 서울시의회 시계탑 또한 서울을 대표하는 시계탑으로 관광명소가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서울시의회 본관동이 처음부터 의회건물로 지어진 것은 아니다.

공연시설, 군정청, 국회 등으로 근대사를 담고 있다. 국가등록문화재가 된 것도 이런 이력을 반영한 것이다.

원래 시계탑 설계도. 서울시의회가 국가기록원에서 찾아냈다 
원래 시계탑 설계도. 서울시의회가 국가기록원에서 찾아냈다 

 

본관동의 경우 원래는 일제강점기인 1935년 12월 ‘부민관’이름의 공연시설로 처음 건립됐다.

목조나 석조가 아닌 당시에는 보기 드문 콘크리트 구조물이라는 점도 본관동이 가진 특징이다.

부민관은 1935년 12월 준공돼 공연시설로 이용되다가 광복 후 잠시 미 군정청과 국립극장으로 사용됐다.

또 국회의사당이 여의도로 옮겨가기 전까지는 1954년~1975년까지 대한민국 국회로 사용됐다.

이후 지방자치제가 시행되기 전인 1976년부터 1991년까지는 세종문화회관 별관으로 활용되다가, 1991년 이후 서울시의회 본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시계탑의 철기 이유와 시기는 정확히 나와있지 않다. 다만, 남아있는 사진 등을 통해 추정해보면 1975년경 철거된 것으로 보인다. 

시계탑 복원은 지난 6월 문화유산 시민단체인 (사)한국의 재발견이 시의회에 ‘서울의 옛 모습찾기’ 일환으로 본관 시계 설치에 대한 지정기탁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시의회 내부검토, 서울시 기부심사(6월), 문화재위원(국가 2명, 서울시 2명) 자문(7월)과 서울디자인재단 자문 등을 거쳤다. 

현재의 서울시의회 모습. 서울시의회 제공
현재의 서울시의회 모습. 서울시의회 제공

이 과정에서 시의회는 국가기록원을 통해 건립 당시 설계도서를 찾아내 처음부터 본관동에 시계가 설치됐음을 확인하고, 사진 자료들을 통해 시계 운영 방식과 모양을 추정, 시계 설치의 밑그림을 그렸다.

문화재청과 서울시로부터 추천받은 문화재위원들의 자문을 받고, 서울디자인재단의 추가적인 자문과 의견수렴을 통해 최종 시계(안)을 확정했다.

다만, 당시의 시계 디자인 원형을 최대한 살려 시인성과 장소성, 역사성을 담을 수 있도록 하면서 다소 현대적 요소를 가미했다. 밤에도 볼 수 있게 자체 발광 기능도 추가했다.

김현기 의장은 “문화유산 단체와의 민관 협업을 통한 문화재 보존 관리의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앞으로도 시의회는 등록문화재인 의회 본관의 역사적 가치 보존과 활용방안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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