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시무식 대신 온라인 새해 인사 이은 파격행보
“시장이 먼저 선언했으니 간부들도 따라하겠지요”
‘쇼맨십’ 지적 있지만, 대부분 “긍정적 시도” 평가

오거돈 부산시장이 지난 23일 설 연휴를 앞두고 직원들에게 '노톡' '노콜'을 선언하고 있다. 부산시청 제공
오거돈 부산시장이 지난 23일 설 연휴를 앞두고 직원들에게 '노톡' '노콜'을 선언하고 있다. 부산시청 제공

“아 잘 들리십니까. 안녕하십니까. 직원 동료 여러분~ 저는 7층에서 근무하는 쥐띠 시장 오거돈입니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지난 23일 오후 2시 청내 방송을 통해 직원들에게 전한 인사다.

오 시장은 이어 설 연휴를 맞아 직원들에게 “전화나 카카오톡을 하지 않겠다”며 ‘노톡’ ‘노콜’을 선언했다.

오 시장은 “연휴에 일정 꽉 만들어 머리 아프게 만드는 상사들 참 싫지요. 그래서 이번 연휴에는 저부터 어떤 일정도 하지 않고 직원 여러분에게 ‘노콜’ ‘노톡’ 할 생각”이라면서 “잘했다고 생각하시면 박수 한번 보내주세요”라고 주문했다.

무슨 소린가 하고 듣던 직원들이 박수로 화답했음은 물론이다.

“어차피 별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시장이 저렇게 얘기하는 것은 싫지는 않네요. 시장이 노톡 노콜을 선언했으니 간부들 역시 이를 따르지 않겠어요.”

부산시청에 근무하는 한 주무관의 얘기이다.

오 시장은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동영상을 통해 지역임에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젊은 바리스타들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촬영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오 시장은 새해 희망을 강조했다.

오 시장은 불안한 미래가 두려운 청년들, 자식교육과 취업 걱정인 부모, 아이를 키우고 있는 신혼부부들의 고단함에 대해 공감하면서, “다 해결하겠다고 약속은 못 하겠지만, 그 어려움을 언제나 함께 느끼고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부산시청 건물에는 약 2800명의 공무원과 공무직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오 시장은 연초에도 그동안 관례대로 해오던 시무식 대신 온라인 새해 인사로 대체해 직원들로부터 “신선하다”는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오 시장의 일련의 행보는 직원들과의 소통을 위한 것이다.

지난해 인사와 관련, 잡음이 나오고, 이어 부시장 자리를 둘 다 중앙에서 낙하산으로 내려와 직원들 불만이 쏟아지자 직접 직원들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부산시청 직원들은 “이를 ‘쇼맨십’으로 평가절하하는 직원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단체장의 소통 행보를 있는 그대로 볼 필요가 있다”면서 “이런 소통행보가 간부직원들을 바꾸고, 부산시청 문화를 바꾸는 촉매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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