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광주 서부서 모 경사 절도죄 입건
훔쳐본 라커 비밀번호로 문 열고 범행
큰돈에 놀라 주웠다고 신고했다가 덜미

픽사베이 그래픽과 경찰로고 합성
픽사베이 그래픽과 경찰로고 합성

경찰관이 평일 골프장 탈의실 남의 라커에서 700만원이 든 지갑을 훔쳤다가 입건됐다.

귀가하다가 훔친 지갑에 수표 등 고액이 들어 있는 것으로 보고 겁이 나 골프장 현관에서 주웠다며 골프장에 돌려주었으나, 피해자의 진술 등을 토대로 한 경찰의 추궁에 범행을 털어놓았다.

다른 공무원도 아니고, 법을 집행하는 경찰의 범행이어서 연말 고생하는 경찰의 얼굴에 먹칠을 한 셈이 됐다.

전남 나주경찰서는 지난 13일(화요일) 낮 12시쯤 나주시의 한 골프장 라커에서 700만원이 든 이용객 B(56)씨의 지갑을 훔친 혐의로 광주 서부경찰서 모 지구대 A(48) 경사를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당시 100만원 상당 B씨의 지갑에는 수표 500만원과 현금 200만원가량이 들어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A경사는 탈의실에서 B씨가 샤워를 하러 간 사이 훔쳐본 비밀번호로 라커를 열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A경사는 범행 후 차를 몰고 광주로 가던 중 지갑을 연 뒤 깜짝 놀랐다. 700만원 상당의 큰돈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골프장에 전화를 해 “현관에 떨어진 지갑을 주웠다”고 얘기한 뒤 지갑을 돌려줬다.

하지만, 이미 지갑을 분실한 B씨의 분실신고로, 경찰이 출동한 뒤였다.

경찰은 B씨가 분실신고를 한 시점과 지갑을 주웠다고 한 시점의 차이가 있는 점 등을 근거로 A경사를 추궁해 자백을 받아냈다.

A경사는 “처음에는 빚 받을 사람과 비슷해 몰래 엿본 비밀번호로 사물함을 열어 신분증만 확인하려고 했는데 순간 욕심이 났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A경사의 소속 관서인 광주 서부경찰서는 수사 개시 통보를 받는 대로 징계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보통 공무원은 수사절차가 시작되면 직위해제 처분을 받는다. 업무에서 손을 떼게 한 뒤 수사를 받도록 하는 것이다. 이후 수사결과와 재판 결과 등을 토대로 징계를 하게 된다.

앞서 지난 8월에는 같은 경찰서 간부급 경찰이 퇴근길 관할 근무지에서 자전거를 훔쳤다가 해임처분을 받았으며, 법원으로부터 200만원의 약식 명령을 받은 바 있다.

공무원이 해임되면 공무원 자격이 박탈되고, 3년간 공무원 재임용이 제한된다. 다만, 연금은 파면(50%만 수령)과 달리 전액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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