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월 소방공무원 5만 4056명 대상 조사 진행
극단적 선택 고위험군 전년 대비 1%포인트 증가
충격적 외상 사건 경험 빈도 증가도 원인 꼽혀

서울 중구 무교동의 한 업소 화재현장에서 화재진압을 마치고 나온 한 소방관이 헬멧을 벗고 철수하고있다. 서울신문 DB
서울 중구 무교동의 한 업소 화재현장에서 화재진압을 마치고 나온 한 소방관이 헬멧을 벗고 철수하고있다. 서울신문 DB

소방공무원의 정신건강을 확인해 사전에 고위험군을 선별, 집중관리를 하기 위한 전수조사가 진행됐다. 조사 결과 자살 고위험군은 2906명으로 5.4%였다. 지난해에 비해 1%포인트(p)증가했다. 증가의 원인으로는 코로나19 대응에 따른 번아웃과 충격적인 외상 사건 경험 빈도 증가가 꼽혔다.

소방청은 ‘2022년 소방공무원 마음건강 설문조사’를 실시 결과를17일 발표했다.

설문 대상은 전국의 모든 소방공무원이다. 우리나라에서 동일 집단 구성원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조사는 이 조사가 유일하다.

조사는 지난 3월 17일부터 4월 6일까지 ‘소방보건e’ 시스템을 통해 이뤄졌으며 전국 소방공무원 5만 4056명이 자율적으로 참여했다.

응답률은 88.2%였다. 이후 참여 결과를 바탕으로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이 6개월간 연구·분석을 진행했다.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나 우울증, 수면장애 등에 대한 고위험군 비율이 유의미한 증가세(2~7%)를 나타냈으며, 특히 자살 고위험군의 경우 2906명(5.4%)으로 전년 대비(2390명‧4.4%) 1%p 증가했다.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진료사업단은 이 같은 결과의 가장 큰 원인으로 코로나19 대응 최일선에서 업무를 수행하던 소방대원의 정신적·육체적 탈진(번아웃‧Burnout) 현상을 꼽았다. 특히 설문조사가 진행되던 올해 초에는 오미크론이 대유행하고 있어 업무 과중이 발생했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공공진료사업단은 충격적인 외상 사건을 경험하는 빈도가 증가하면서 주요 정신건강 유병률이 동시에 증가했을 것으로도 판단했다.

소방청은 2012년 보건안전지원사업을 시작으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직장분위기 조성 △‘찾아가는 상담실’ 심리지원 강화 △스트레스 회복력 강화 프로그램 △전문 의료기관 검진 및 진료비 지원 등 사업을 확대해 가고 있다.

또한 이태원 사고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 1219명 전원을 대상으로 긴급심리지원을 진행했고 이 가운데 고위험군으로 식별된 소방대원은 병원과 연계해 치료하는 등 집중관리를 하고 있다.

홍영근 소방청 기획조정관은 “활기찬 직장분위기를 만들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조치하는 등 예방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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