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평균수명 68.8세 불과… 우리도 건강하게 오래 살고싶다”
서울안전한마당 행사에 참석한 최태영 서울소방본부장과도 대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서울소방지부 조합원들이 23일 오후 '2022 서울안전한마당' 행사장인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의 광장에서 소방공무원 인력 확충과 당비휴 근무체계 도입을 요구하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 제공.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서울소방지부 조합원들이 23일 오후 '2022 서울안전한마당' 행사장인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의 광장에서 소방공무원 인력 확충과 당비휴 근무체계 도입을 요구하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 제공.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서울소방지부는 23일 오후 '2022 서울안전한마당'이 열리는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문화의 광장에서 소방공무원 인력 확충, 근무체계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조합원 1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최태영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을 향해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소방관 돌려막기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서울소방재난본부의 인력 차출과 관련, “업무부담을 경감한다는 명목으로 소방공무원의 추가 채용없이 타 부서에서 인력을 차출하고 있다”며 “인력이 차출된 화재진압, 구조대와 행정팀의 업무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구급대 또한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당비휴(당직, 비번, 휴무)’ 근무체계 도입도 요구했다. 이는 3조 1교대 근무형태다. 이들은 “근무체계의 개선은 소방공무원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는 것이며, 이는 서울시민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라며 “주간과 야간, 당번 근무를 오가는 불규칙한 근무로 인해 생체리듬이 깨지고 피로도 쌓인다”고 호소했다.

노조는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전체 60~70% 규모로 시범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이미 전국의 시도에서 3조 1교대를 전면 시행하고 있지만, 오직 서울소방재난본부만이 현장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수 전국공무원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소방공무원은 업무 특성상 근무시간이 24시간이라 인력도 8시간 주간보다 3배는 많아야 같은 상황”이라며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런 특성과 다르게 턱없이 부족한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실제 서울시 소방공무원은 모두 7500명 정도 된다”며 “행정인력 20%를 빼면 현장인력은 6000명 정도, 또 이를 3교대로 나누면 2000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00명을 업무별로 구급·구조·화재진압으로 구분하면 몇 백 명에 불과한 인원이 서울 서울 전체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임수환 소방본부 충남지부장은 “당비휴 전 21주기 근무에서는 외국에 나갔을 때 시차적응이 잘 안 되는 것처럼 몸도 무겁고 피로가 쉽게 가시지 않는다”며 “지금은 근무 후에 몸도 가볍고 너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최태영 서울소방재난본부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1인시위를 하는 노조원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 제공.
최태영 서울소방재난본부장(왼쪽)이 1인시위를 하는 노조원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 제공.

이어 “무조건 당비휴가 좋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학계 연구논문, 국내 대학연구논문에서도 당비휴 근무가 소방관 건강과 수명연장에 제일 좋다는 연구논문 등 근거를 제시했다”며 “소방관 평균 수명은 다른 직종에 비해 7~8년 짧은 68.8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도 70세 넘게 건강하게 오래 살고싶다”고 덧붙였다.

지난 11일 소방청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당비휴 시행률은 73%에 달하지만, 서울은 14%에 그쳤다. 소방청 관계자는 서울의 당비휴 시행률이 낮은 이유로 “서울지역은 구급대원 출동이 상당히 잦은 탓에 일을 종일하게 되면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며 “이 때문에 하루를 끊어서 일하고 싶다는 의견도 있다”고 설명했다.

조합원들은 기자회견 후 행사장 인근에서 1인 시위도 벌였다. 이날 최태영 서울소방재난본부장도 여의도공원 문화의 광장에서 열리는 '2022 서울안전한마당'에 참석하기 전, 이들과 만나 대화를 나눈 뒤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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