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들 “찍기 시험돼 변별력 없어졌다” 이구동성
강사들 “형사법, 경찰간부 시험보다 어려웠다” 비판
경찰청 “시험과목 조정돼 어렵게 낼 수밖에 없다”

 경찰청 마크. 연합뉴스
 경찰청 마크. 연합뉴스

지난 20일 치러진 2차 경찰공무원 필기시험의 높은 난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형사법의 경우 응시생들 사이에서 “과락을 면하면 합격”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한 수험생은 “시험이 모두에게 어려웠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라면서도 “단순히 어려운 것이 아니라 ‘찍기 시험’이 돼 변별력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한 경찰공무원 시험 수험생 카페에서는 이번 시험의 난도와 관련, 1177명 가운데 92.8%인 1092명이 매우 어려웠다고 답했다.

가장 어려웠던 과목으로는 응답자 1865명 가운데  55.5%가 형사법을 꼽아 가장 많았고, 경찰학이 37.1%로 뒤를 이었다. 경찰 헌법은 7.5%에 그쳤다.

수험생뿐만 아니라 경찰공무원 시험을 강의하는 강사들도 수험생 카페 등을 통해 경찰청을 비판하고 나섰다.

김대환 강사는 형사법과 관련, “난이도가 경찰간부 이상, 법원행시보다 약간 쉬운 정도인 극상이라 50점 이상이면 합격 가능할 것”이라며 “출제자가 시간 안배도 생각 안 하고, 자신의 지식을 뽐내기 위한 출제를 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김재윤 강사도 형사법 시험에 대해 “난이도 조절 실패라고 본다”며 “경간부를 넘어 사시보다도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강해준 강사는 시험 총평을 통해 “경찰학 난이도는 지난 2022년 경간부 시험보다 어려워 ‘상’이었다”며 “이제 기출만 대충 보는 학생들은 경찰 조직에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시험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김대환 강사와 강해준 강사는 지난 22일 시험의 난이도와 관련, 경찰청에 항의 전화를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경찰청은 시험 난도와 관련해 논란이 계속되자 23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현직자를 출연시켜 ‘현직자에게 경찰시험과 관련 무엇이든 물어보라’는 내용의 라이브 방송을 열었으나 수험생들은 “애먼 현직자만 방패막이로 세웠다”며 “출제자가 직접 나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경찰청은 이번 시험의 난도가 급격히 높아진 점은 인정하면서도 국사와 영어가 시험과목에서 제외됨에 따라 난도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지난 1차 시험이 쉬웠던 탓에 점수가 상향 평준화된 점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각 커뮤니티를 보며 참고하고 있다”며 “향후 이런 반응을 반영해 출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학 시험 31번 문제는 전원 정답처리 됐다. 경찰공무원의 신분변동과 관련, 옳은 보기를 고르는 문제에서 가답안은 2번 보기인 ‘위원장 포함 12명이 출석해 구성된 징계위원회에서….’가 맞다고 했으나, 관련 법령상 징계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 5~7인으로 회의를 개최하게 돼있어 잘못된 서술이라는 의견이 나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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