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기본법 등 4개 개정안 국회서 낮잠
고성 산불영향 사흘만에 청원 20만 달성
일각선 “국회탓만 한 답변” 볼멘소리도

 

정문호 소방청장
정문호 소방청장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요청에 대한 국민 청원에 청와대가 정문호 소방청장의 입을 빌어서 답변을 했다. 그러나 속 시원한 답은 없었다. 국회에 공을 넘겼다는 점에서는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분석이다.
 청와대는 24일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해달라’는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으로 ‘국회에서 하루속히 관련 법안들이 통과돼야 할 것’이라며 국회로 공을 넘겼다. 해당 청원은 고성·속초 산불 발생 이튿날인 지난 5일에 올라와서 사흘 만에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 청와대 공식 답변 요건을 채웠다.
 청와대는 이날 청와대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청원에 대한 답변을 했다. 정문호 소방청장과 ‘동료를 떠나보낸 35년차 소방관의 기도, 할 말 많은 소방관’이라는 영상으로 화제가 된 정은애 전북익산소방서 센터장이 함께했다.
 정 청장은 이 방송에서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을 위해서는 소방기본법 등 4개 법률 개정이 필요한데 지난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며 “국민안전은 국가가 책임진다는 차원에서 관련 법안이 빨리 통과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소방청 신설로 중앙지휘체계는 정비됐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근본적으로 소방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역의 균형 있는 역량 강화가 필요한데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는 필요한 소방인력과 장비를 제대로 갖추기 힘든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우리나라 소방공무원 5만여명 중 약 1%인 637명만 국가직이고 99%는 지방직이다.
 정 청장은 이어 “그동안 지방직이라는 이유로 (소방관들을) 국가가 제대로 돌보지 못했는데, 국가직이 되면 의료지원과 복지혜택도 늘릴 수 있게 노력하겠다”며 소방관들을 위한 복합치유센터와 심신수련원 건립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정 센터장도 “부족한 인력으로 현장에서 고생하고도 국민을 지키지 못했다는 부담감에 괴로워하는 소방관이 없도록 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꼭 통과시켜달라”며 “컵라면을 먹고 일해도 괜찮은 것은 국민을 구할 수 있다는 마음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방공무원 국가직화는 야당 등 일각에서 지방화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과 함께 서울 등 광역 지자체 소방 공무원 등의 반대와 맞물려 있어 국회에서 이른 시일 내에 처리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같은 지방직이라도 지자체의 재정 상태에 따라 복지수당 등에서 차이가 있어서 국가직화하면 일부 소방 공무원은 급여가 줄어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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