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커뮤니티 사이트에 “직장내 괴롭힘이 원인” 주장
진료 때 “일찍 나와 물 떠오고, 커피 타라 했다” 털어놔
해당 부서에선 “그런 일 없었다”…대전시, 조사 착수 지시  

경남도가 마련한 직장 내 괴롭힘 방지 포스터
대전시 9급 공무원이 지난달 26일 직장내 괴롭힘 등을 호소하며 진료를 받던 중 휴직 하루 전날 극단적 선택을 논란이 되고 있다. 포스터는 경남도가 직장 내 괴롭힘를 위해 만든 것이다. 공생공사닷컴DB. 경남도 제공

올 1월 임용된 대전시 9급 공무원 A씨가 휴직 신청 하루를 앞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갑질’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3일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A씨의 친구라고 밝힌 B씨가 올 1월 대전시 지방공무원 9급으로 임용된 20대 A씨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렸다.

실제로 A씨는 지난달 26일 대전시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은 A씨가 휴직을 하기 하루 전날이었다.

A씨는 지난 7월 부서를 옮긴 이후 적응을 하지 못해 괴로워했으며 이 과정에서 “어리다는 이유로 무시를 당하고, 혼자만 행정직 공무원이기 때문에 나머지 사람들이 협조를 안 해준다, 인사를 해도 받아주지 않는다, 군대보다 직원 취급도 안 해준다” 등의 고민을 친구에게 털어놓았다고 한다.

이에 따라 B씨는 A씨에게 휴직을 권유했고, 우울증 치료를 받던 A씨는 휴직을 결심하고도 이를 제대로 얘기를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병원 진료기록을 근거로 “출근 1시간 전 일찍 출근해 물을 떠놓고 커피를 타오라는 지시는 부당한 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진료기록에는 ‘사람들이 자신을 비웃고 무시하고 투명인간 취급을 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유족들은 “7급이 하던 업무를 9급이 하다 보면 같은 업무래도 받아들이는 강도가 차이가 있을 것이고 잘할 테니까 도와달라 팀에게 요청했는데도 거기에 대한 지원이 없었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A씨가 부당한 지시를 거부한 뒤 부서 사람들과 지내기 힘들었다’는 통화 녹음 파일을 공개한 뒤 대전시에 조사를 요구했다.

대전시는 유족의 주장에 따라 부서원들의 가혹 행위가 있었는지 살펴보기 위해 곧 감사담당 부서에 조사를 지시한 상태다.

해당 부서에서는 집단 따돌림이나 갑질행위 등은 없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B씨가 이런 사실을 커뮤니티 사이트에 공개하기 전에는 A씨는 단순 사고사로 부음 소식으로 처리됐었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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