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노조·인사처 대전전파관리소서 노사간담회
“본소에서 인원 수시로 빼가고 안 채워주니 부담 가중”
“비고시도 승진하게 사무관 배치 수 줄여달라” 주장도
인사적체 등 소외된 2차 소속기관 쌓인 고충 쏟아져
최재용 인사처 차장 “인사처도 함께 고민하겠다” 화답

국가공무원노동조합 과기정통부지부와 인사혁신처 노사간담회가 끝난 뒤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앞줄 왼쪽 두 번째부터 안정섭 국공노 위원장, 성주영 과기정통부지부 위원장, 최재용 인사혁신처 차장, 유승주 공무원노사협력관. 과기정통부지부 제공
13일 국가공무원노동조합 과기정통부지부와 인사혁신처 노사간담회가 끝난 뒤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앞줄 왼쪽 두 번째부터 안정섭 국공노 위원장, 성주영 과기정통부지부 위원장, 최재용 인사혁신처 차장, 유승주 공무원노사협력관. 과기정통부지부 제공

본부에서 7·9급 공채 직원들이 오면 1년은 있어야 하는데 수시로 빼가고 안 채워주는 경우가 많아 힘이 듭니다. 이런 ‘빼가기 인사’는 바로 잡아야 해요”

“각 부처의 인력활용 문제는 해당 부처의 일이기는 하지만, 만약 대국민 서비스에 차질에 생기고,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된다면 대책을 검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심각하다면 인사감사도 검토해볼 수 있어요.”

13일 국가공무원노동조합(국공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지부(위원장 성주영)와 최재용 인사혁신처 차장이 만난 자리에서 오간 얘기들이다.

이날 자리는 지난 9일 국공노 과기정통부지부 4기 집행부가 출범한 이후 첫 공식적인 행사였다. 인사처는 국가공무원들의 각종 어려움을 파악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현장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는 과기정통부 산하 2차 소속기관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대전전파관리소를 찾았다. 대전전파관리소는 1차 소속기관인 전파관리소의 2차 소속기관이다.

성주영 위원장과 안정섭 국공노 위원장, 최재용 인사처 차장 등 노사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간담회에서는 그동안 2차 소속기관이 겪었던 설움이 쏟아져 나왔다.

13일 대전전파관리소에서 열린 국공노 과기정통부지부와 인사처 노사간담회 모습. 과기정통부 지부 제공
13일 대전전파관리소에서 열린 국공노 과기정통부지부와 인사처 노사간담회 모습. 과기정통부 지부 제공

성주영 위원장은 “2차 소속기관은 상위 기관의 필요에 따라 상급기관으로 전출되는 인사가 이루어지고 충원되는 인력 없이 남아 있는 직원들의 애로사항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열심히 일해도 사무관 승진을 기대할 수 없어서 직원들은 근무 의욕을 가지기 힘든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심지어는 11월 5급 사무관 배정에서 과기정통부는 그 수를 줄여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이래야만 비고시 출신 직원들이 5급 사무관 승진 가능성이 커져 인사 숨통을 열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부처 가운데 과기정통부는 인사적체가 심하기로 소문난 부처다. 직렬별로 세분화돼 있는데다가 승진 등도 본소 중심으로 이뤄져 아예 승진을 포기한 경우도 적지 않다.

또 △아무 때나 사람 빼가지 말고 인사를 미리 예고하는 계획인사의 시행 △타 부처 인사 교류를 희망할 때 장애가 되는 동일 직렬 제한의 폐지 △승진에서 소외된 직원에 대해 장기근속에 따른 보상 차원에서 지방직 공무원은 계속 누리고 있는 장기재직휴가의 국가직 적용 △승진 기회가 거의 없는 관리운영직군의 문제 등도 제기했다. 

유윤희 중앙전파관리소 지부장도 “무선국 허가·검사 등의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도 상위 기관의 인력 빼가기, 인사 독식 등이 부처 내에서 벌어지고 있어 이에 따른 소속기관 내 인사·복무 관리에서 직원들의 고통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인사처 차원의 대책 마련을 거듭 촉구했다.

최재용 차장은 “각 부처에 배치된 인력의 활용은 해당 부처가 책임져야 할 일이기는 하나, 인사혁신처의 의도와 어긋나서 인력 부족으로 인한 대국민 서비스 차질이 생기고 근무 직원들의 사기 저하와 고통이 발생하는 문제가 생긴다면 이에 대한 대책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최 차장은 이어 “승진 적체는 전 부처에서 공통으로 나오는 문제이자 관심사인 만큼 이를 완화하기 위한 여러 노력을 노동조합과 함께 해보겠다”고 밝혔다.

성주영 위원장은 “서로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는 자리로 과기정통부는 물론 2차 소속기관의 인사나 복무상의 어려움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면서 “다만, 간담회가 의리가 있으려면 검토에서 그칠 게 아니라 실제 조치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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