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양원씨, 후배들 위해 흔쾌히 기부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었어요…”

후배 공무원들을 위해 700만원을 쾌척한 퇴직 공무원 임양원씨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전주시 제공.
후배 공무원들을 위해 700만원을 쾌척한 퇴직 공무원 임양원씨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전주시 제공.

지난달 31일 오전. 한 백발의 어르신이 전라북도 전주시청 3층 시장 비서실을 찾았다.

이 어르신은 재킷 안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봉투를 하나 꺼냈다. 봉투 겉면에는 ‘코로나 예방 공무원 격려금’이라고 쓰여 있었다. 봉투에는 700만원이 들어있었다.

그러면서 어르신은 “나도 퇴직한 공무원이에요” 라고 말했다. 주인공은 올해로 92세인 임양원옹이다.

아무리 연금을 받는 퇴직공무원이라지만, 700만원은 적지 않은 돈이다. 그런 돈을 어르신은 왜 쾌척했을까. 사연을 알아보니 이유는 다름아닌 공무원의 친절한 서비스에 대한 감동의 표시였다.

“노인 예방접종을 위해 동주민센터에서 한 손 한 손 잡고 조심스럽게 버스를 태워주고, 본인이 타고 온 버스를 잃어버리지 않게 명패도 착용해줬어요.”

임옹은 공무원의 친절을 입에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접종 후로도 수시로 전화해 상태를 묻는 배려가 나 스스로도 퇴직 공무원이지만, 그동안 겪어본 것 중 최고의 행정서비스였어요.”

임옹은 700만원이라는 거금을 괘척한 것에 대해 “이렇게 시민을 위해 고생하는 공무원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전주시 관계자는 “기부금은 임옹의 뜻에 따라 코로나19 방역 현장 공무원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는데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임옹에게 “늘 존경하고 사랑한다”며 “귀한 뜻 잘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송민규 기자 song@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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