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달 행정안전부 부이사관

노경달 행안부 이북5도위원회 사무국장
노경달 행안부 부이사관

공직생활 40여 년을 뒤돌아보는 공로연수 50일을 맞이했다.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 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오는 처서(處暑)가 달력에 보인다.

걱정을 버리고, 짐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면서 심플해지는데 그럭저럭 50여 일이 걸렸다. 무릎 인대가 늘어나도록 날마다 스포츠센터를 찾아다녔지만, 부끄럽게도 뱃살은 아직 푸근하기만 하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홀가분’ 연습이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것이다. 우리 집 거울의 표정이 충분히 동의하고 있다.

야근이 반복되던 정부서울청사에서도, 가족과 떨어져 생활했던 세종청사에서도 고통스럽다거나 힘겼다는 생각보다는 긍정의 마인드로 평안함을 추구했었다. 긍정의 힘으로 모든 것을 지키면서 모든 뜻이 잘 이루어지기를 바라면서 반듯함을 추구해왔다.

아무리 준비해도 준비된 퇴직을 있을 수 없는 것인가. 리허설 없는 공로연수를 접하면서 가벼워지는 방법과 홀가분해지는 방법을 미리 챙기지 못했다. 그저 성공을 이루기 위해 끝없이 내달리기만 했었다.

지난 50여 일 홀가분해지기를 연습하도록 잘 견뎌준 카페의 시간이 너무나 소중해진다. 아직은 더 덜어 내고 또 더 담아야 할 숙제는 사회 적응에 필요한 내공일 것이다. 먼저 퇴직한 선배들의 한 마디 한 마디에 크고 깊은 힘이 담겨 있음을 새삼 느낄 수 있다.

어느덧 여름이 가고 가을의 내음이 전해지는 계절의 엄연한 순행의 이치를 마주한다. 인생의 목적과 가치를 일깨우고, 살아가는 지혜를 가르친 ‘인생독본’에 손이 간다. 레프 톨스토이가 인간과 세계를 탐구하며 깨우친 진리에 대한 신념과도 같은 인생철학이 담겨 있다.

이제 ‘홀가분’ 연습은 끝났다. 오는 월요일 처서(處暑)부터는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실천하는 것이다. 카페 생활에서 다짐한 약속을 행동으로 옮기고, 자신을 향한 두 가지 지혜만은 반드시 지키고자 한다. 하나는 매사에 감사한 마음을 갖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모든 것에 행복한 마음을 갖는다는 것이다.

변화의 트랜드에 맞추기 위해 끊임없이 달리기보다는 정도껏 바라보고, 보이는 만큼 느끼고, 느낀 만큼 행동하면서 균형 잡힌 2단계 공로연수를 시작하고자 한다. 상대방을 존중하는 의사소통 능력을 키우면서 내게 이득이 있다면 그것은 덤으로 생각하리라.

오늘은 꿈의 리스트에 하고 싶은 일, 가보고자 하는 것, 그리고 갖고 싶은 것도 디자인하면서 ‘소확행’의 길을 걷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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