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소방 시범운영 중 산불 현장에 투입
호스 길고 강한 물줄기로 화재 신속 진압
소방차 못 가는 곳 쉽게 진입…효과 입증

충남소방본부 소방대원이 해발 230m 지점에서 소방호스배낭을 메고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충남소방본부 제공.
충남소방본부 소방대원이 해발 230m 지점에서 소방호스배낭을 메고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충남소방본부 제공.

충청남도소방본부는 소방호스배낭이 지난 18일 실전에 투입됐다고 19일 밝혔다.

소방호스배낭은 지난 5월 충남소방에서 개발한 경량 소방호스를 가방에 넣은 화재진압용 특수배낭이다. 소방대원이 배낭을 메고 현장까지 걸어가면 저절로 펴져 현장까지 이어진다.

무게도 기존 소방호스보다 가볍고 호스를 들고 나르는 것이 아니라 배낭으로 메고 걸어가기만 하면 돼 체력소모도 적은 편이다.

기존의 소방호스는 길이가 15m에 불과해 산불이 발생하면 소방차와 현장을 일일이 연결해야 했다. 현장까지의 거리가 300m에 불과해도 소방호스로는 20개 이상을 연결해야 한다.

이외에도 물을 많이 실을 수 없어 주로 잔불 정리용으로 쓰이는 등짐펌프를 이용하거나 야간에는 사용하기 힘든 소방헬기를 이용해야 했다.

비결은 굵기를 40㎜에서 25㎜로 줄이는 데 있었다. 이렇게 해서 길이는 15m에서 최장 100m 늘어났고, 무게는 예전 105m(15m×7) 호스 기준 28㎏이던 것이 100m에 9㎏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충남소방은 부여군 장암면 성홍산 벌목 현장에서 발생한 화재에 아직 시험 중인 이 장비를 전격 투입했다.

임도가 없어 소방차로는 현장까지 접근할 수 없고, 경사가 심한 상황에서 최적의 장비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충남소방본부 소방대원이 화재 진압을 위해 소방호스배낭을 메고 성홍산 정상을 향해 올라가고 있다. 충남소방본부 제공.
충남소방본부 소방대원이 화재 진압을 위해 소방호스배낭을 메고 성홍산 정상을 향해 올라가고 있다. 충남소방본부 제공.

이날 소방차에서 불이 난 현장까지의 거리는 300m. 예전에는 이 정도 거리면 소방호스를 20개 이상을 연결해야 해 대신 소방헬기를 주로 활용해왔다.

하지만, 100m호스가 들어가는 소방호스배낭은 단 2번의 연결로 현장까지 접근할 수 있었다. 물을 뿌리기까지 걸린 시간도 기존에 비해 10분의 1로 줄었다.

효과도 좋았다. 높은 압력으로 먼 거리까지 물을 뿌릴 수 있었다. 소방대원도 체력적인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직접 배낭을 메고 화재를 진압한 송영찬 119특수구조단 소방장은 “처음에는 호스가 잘 펴지고 있는지 몇 번을 뒤를 돌아봤지만, 금세 믿음이 생겼다”며 “호스를 끌고 이동할 때보다 앞을 더 살필 수 있어 부딪히거나 넘어지는 등 안전사고 예방에도 큰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 날 일어난 화재는 약 1ha의 임야를 태우고 6시간만인 오후 7시 40분경에 진압됐다.

송민규 기자 song@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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