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육청, 불합격자에게도 ‘합격축하’ 메시지
직접 찾아가 불합격 확인한 뒤 10대 극단 선택
부산뿐 아니라 서울, 제주 등 합격자 발표 오류
“다른 기관에 관리 맡겨 신뢰회복해야” 지적도

부산시교육청 전경. 서울신문DB
부산시교육청 전경. 서울신문DB

일부 시·도교육청의 허술한 공무원시험관리로 합격자가 뒤바뀌는 사태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부산교육청에서 전산오류로 합격축하 메시지를 받은 10대 수험생이 불합격 사실을 최종 확인하고 극단선택을 하는 불행한 일이 발생했다.

유족들은 “행정 실수가 원인”이라며 부산시교육청을 찾아가 항의했고, 교육청은 유감을 표명했지만, 안타까운 일을 돌이킬 수 없었다.

29일 부산진경찰서 및 부산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부산교육청이 시행한 특성화고 대상으로 한 시설직 시험에 응시했던 A(19)군이 지난 26일 최종 불합격을 확인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

A군은 앞서 이날 합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부산시교육청 시험사이트(http://gosi.pen.go.kr)에 접속했다. 문제는 A군이 합격자 명단에 없는데도 ‘합격을 축하한다’는 메시지가 뜬 것이다.

이에 따라 A군은 합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부산시교육청을 직접 찾아가 ‘행정적 실수였다’는 해명과 함께 불합격 사실을 최종확인했고, 집에 도착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와 관련, 부산시교육청은 “지난 26일 오전 10시에서 10시 10분 사이 필기시험 성적열람사이트에서 성적열람자 모두에게 ‘최종합격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라는 문구가 안내됐다”며 “오류를 인지한 후 문구가 뜨지 않도록 오류를 수정하고 10시 50분쯤 정상 복구했다”고 밝혔다.

A군 유족들은 지난 28일 새벽 장례를 치르던 중 부산시교육청을 찾아가 ‘합격 축하’ 메시지가 뜨게 한 행정상 실수가 (극단적 선택의) 원인이라고 항의했다.

부산시교육청은 “지방공무원 선발과 관련, 안타까운 사안이 발생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올해 부산시교육청 지방공무원 채용규모는 행정, 사서, 시설직 등 모두 185명으로, 지난 6월 5일 필기시험과 7월 17일 면접을 거쳐 26일 최종합격자를 발표한 바 있다.

A군은 3명을 뽑는 특성화고 대상으로 한 필기시험에서 합격한 뒤 면접에서 탈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시·도교육청의 합격자 발표 오류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앞서 지난 2020년 2월 7일에는 제주도교육청이 중등교사 시험 합격자 발표가 뒤바뀌면서 이를 정정했으나, 이마저도 틀려 6일 뒤 다시 정정하고 교육감이 사과문까지 발표해야 했다.

또 지난 15일에는 서울시교육청이 지방공무원 필기시험 합격자 전산처리 과정에서 실수가 나와 합격자로 분류됐던 20명이 불합격 처리되고 불합격자로 분류됐던 27명이 추가 합격하는 일이 발생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공무원 시험계에서는 “수험생에게는 너무나 중요한 합격자 발표 등의 행정업무에서 실수가 너무 잦다”면서 “교육청이 시험관리에 자신이 없으면 다른 기관에 위탁을 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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