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성실한 단체교섭에 2년 표류…장관 상견례도 미뤄져
과기정통부 산하 3개 노조 공동교섭단 구성…투쟁 선언
노조 “직업관료에 둘러싸여 장관 현장 목소리 못 들어”

과기정통부 공무원들이 가입한 3개 노조가 28일 오전 집회를 열고, 단체교섭 지연에 항의하며 임혜숙 장관이 교섭에 직접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공동단체교섭대표단 제공
과기정통부 공무원들이 가입한 3개 노조가 28일 오전 집회를 열고, 단체교섭 지연에 항의하며 임혜숙 장관이 교섭에 직접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공동단체교섭대표단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3개 노조가 단체교섭 지연에 반발하며,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단체교섭 요구서를 보낸 지 2년여가 다 돼가지만, 교섭을 차일피일 미루고, 장관이 바꿨음에도 상견례마저 성사되지 않자 강경투쟁으로 선회한 것이다.

과기정통부 단체교섭 노동조합 대표단(공동단체교섭대표단)은 27일 오전 세종시 과기정통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공무원 노동자의 권리와 행복 추구를 위해 투쟁할 것을 선언하고, 정부에 성의있는 단체교섭의 진행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공동단체교섭대표단은 지난 26일부터 세종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앞에서 천막농성과 함께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이들 노조가 천막농성에 돌입한 것은 다름 아닌 과기정통부 내의 노사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단체교섭을 요구했으나 2년째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에 따르면 국가공무원노동조합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본부 지부(위원장 성주영),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부(지부장 송영섭), 국가공무원노동조합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 지부(위원장 이철수)는 단체교섭 노동조합 대표단을 구성하고, 지난 2019년 11월 과기정통부에 단체교섭 요구서(안)를 전달했다.

하지만, 이후 2년여 동안 제5차 실무교섭(7월 22일)을 진행하는데 그쳤다.

그동안 코로나 재난 특수상황을 고려해 한발 양보하면서 지난해 2월 예비교섭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실무교섭을 시작하였으나, 과기정통부가 국회 등 대외업무를 이유로 수차례 일정의 변경을 요구해 해를 넘겼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체결 당사자인 과기정통부가 진정성 있게 단체교섭에 임했다면 벌써 단체협약은 체결되고도 남았을 것이라는 주장인 것이다.

게다가 장관이 바뀐 지 2달여가 지났지만, 본교섭 대표단과 상견례조차 이뤄지지 않으면서 노조의 천막농성 등 강경모드로 전환했다.

과기정통부는 노조가 지난 26일 천막농성에 돌입하며, “(단체교섭에) 장관이 직접 나오라”고 요구하고 나서자 부랴부랴 상견례 일정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교섭의 대표자가 변경되었다면 대표자 상견례부터 갖는 게 단체교섭에 노와 사가 상호 대등하게 임하는 태도임에도 불구하고 공동단체교섭대표단이 장외투쟁에 나선 이후에야 일정을 수립하는 과기정통부의 행태는 노측을 무시하는 전형적인 태도이다”고 지적했다.

과기정통부의 한 노조 간부는 “학자 출신 장관이 복지부동 직업관료들에 둘러싸여서 과기정통부 내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다”면서 “당초 임 장관에게 걸었던 노조의 기대는 차츰 사라지고, 회의가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단체교섭대표단은 “앞으로 장관과의 상견례가 성사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천막농성 및 1인 시위를 전개하고, 내실 있고 힘있는 단체교섭으로 조합원의 권익 쟁취에 노력을 다할 것이다”고 밝혔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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