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바지 출근’, 공직사회에선 ‘소수파’
주변 시선‧민원 등 넘어야 할 산 많아
창원시장, “그래도 우리는 반바지다”

창원시 공무원들이 반바지를 입고 '시원차림'을 홍보하고 있다. 창원시 제공.
창원시 공무원들이 반바지를 입고 '시원차림'을 홍보하고 있다. 창원시 제공.

본격적인 여름철을 앞두고 공직사회가 더위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복장을 편하게 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반바지는 대표적이다. 지난 5년 동안 서울시 등 지자체에서 반바지 등을 허용했지만, 지금은 시들하다.

도입 초기만해도 고 박원순 시장 등이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등 확산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동료는 물론 민원인 눈치도 보이고, 스스로도 반바지를 부담스러워하는 경우도 있다. 공무원들 바지단이 위로 올라가지 않는 이유다.

창원시는 올해도 여름철에 반바지 출근을 허용하는 ‘시원차림’을 두 달간 한다고 29일 밝혔다.

눈에 띄는 부분이라면 반바지를 입을 수 있고, 시장이 직접 첫날부터 반바지를 입고 출근했다는 점이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기존의 틀을 깬 복장을 함으로써, 경직된 사고에서 벗어나 유연하고 창의적으로 행정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시원차림으로 체감온도를 낮추고 냉방기 사용을 줄여 기후위기에도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창원시는 ‘시원차림’ 활성화를 위해 반바지를 입은 것을 인증한 직원에게 손 선풍기와, 텀블러 가방 등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하고 있다.

다만 창원시와 달리 공직사회에서 반바지 출근은 소수파다.

최근 5년새 도입했던 부산시나 경기도, 경기 수원시, 경남 고성군 등은 유명무실해지거나 흐지부지되는 모양새다.

수원시는 지난 2019년에 시청에서 ‘반바지 패션쇼’를 할 정도로 관심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권장하는 공문도 보내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 2012년부터 공무원의 반바지 착용을 허용한 서울시도 “올해도 계획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담당 부서만큼은 ‘반바지 출근을 활발히 하는 편’이라고 했지만 이를 담당하는 부서 외에는 큰 반향은 없는 모양이다.

특히 민원 응대나 대민 업무를 맡는 부서쪽은 꺼리는 것으로 보인다. 한 지자체에서는 공무원이 반바지를 입었다는 민원이 들어오기도 했다니 더더욱 꺼릴만 하다.

창원시처럼 시장이 직접 ‘반바지 출근’을 하는 적극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않는 이상 공무원들은 여전히 긴바지를 입고 출근 할 것으로 보인다.

송민규 기자 song@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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