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처, 중앙부처 첫 ‘확장가상세계’ 활용 상담회
“아바타로 만나니 부담없어요” 참석자들 호평

#1. 중증장애인 공무원에게 조언할 선배들이 입장한다. 인사혁신처 담당자가 이들에게 상담 방법 등을 소개하고, 각 부처에서 온 조언자들끼리 인사도 나눈다.
#2. 이어 중증장애인 공무원들이 입장해 자기소개를 하고, 인사처 담당자는 조언을 주고받을 선배와 후배가 누구인지 알려준다.
#3. 각자 조언자들과 짝을 지어서 정해진 상담실로 들어간다.

일상적인 회의나 상담 모습이지만, 여기는 회의실이 아니라 가상공간이다. 조언자나 조언을 받는 공무원이나 모두 자신을 나타내는 아바타(avatar)로 활동한다.

지난 9일 김우호 인사혁신처장이 세종시 집무실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한 중증장애인 공무원 멘토링에 참여하고 있다. 인사처 제공

다름 아닌 지난 9일 있었던 ‘확장가상세계(메타버스·Metaverse)’를 활용한 온라인 상담회 모습이다.

인사혁신처는 ‘중증장애인 공무원 온라인 상담회(멘토링) 상견례 및 발족식’을 지난 9일 실시했다고 10일 밝혔다.

인사처는 정부혁신의 일환으로 중증장애인 공무원 상담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그 첫 행사로 ‘메타버스’ 방식을 채택했다.

메타버스는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기존의 가상현실(virtual reality) 보다 진보된 개념으로, 개인을 표현하는 아바타들이 놀이와 업무, 소비 등 인터넷상에서 각종 활동을 하는 체계(플랫폼)로 비대면 시대에서 새로운 소통방식으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 부처 가운데 이 방식을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공무원 상담 프로그램 가운데 중증장애인 공무원만을 위한 상담회도 이번이 처음이다.

상담회는 중증장애인 경력경쟁채용시험으로 입직한 선후배 공무원이 짝을 이뤄 모두 6개 팀이 참여했다.

선배 공무원에 대한 상담 교육과 후배 공무원과의 조별 소통 등으로 진행됐다.

8개 부처 25여 명의 참석자들은 온라인상에서 자기 자신을 나타내는 아바타를 앞세워 확장가상세계 행사장으로 속속 입장(로그인)하면서 상담회는 시작됐다.

중증장애인 공무원 ‘확장가상세계'(메타버스) 온라인 상담회 화면. 인사처 제공
중증장애인 공무원 ‘확장가상세계'(메타버스) 온라인 상담회 화면. 인사처 제공

참여자들도 처음 선보인 메타버스 상담회에 좋은 반응을 보였다.

교육부 한 주무관은 “선배들의 경험과 비법을 듣고 싶어 이번 행사에 지원했다”면서 “첫 대면이 어색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가상의 이미지인 ‘아바타’로 만나니 편안하고 재미있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조언자로 활동하게 될 산업부 한 주무관은 “후배 공무원과 교류하기가 힘들었는데 가상세계에서 만나니 시공간 제약 없이 매우 유익했다”고 말했다.

이날 아바타로 참석해 행사를 지켜본 김우호 인사처장은 “확장가상세계를 활용해 물리적 거리의 제약과 첫 대면의 어색함을 쉽게 초월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면서 “작은 부분에서부터 정책 수요자가 좀 더 편리해지는 방식을 세심하게 고민하는 것이 적극행정의 출발”이라고 격려했다.

한편, 인사처는 지난해 진행된 중증장애인 공무원 간담회를 통해 제시된 의견에 따라 기획된 이번 프로그램은 올해 희망자를 대상으로 한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부처 확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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