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4년 째 이어지는 소음에 정신과 진료까지
산업단지 보상문제에 주차장서 집회소리 틀어
소리 낮추고, 장기주차 확성기 차량 이동 요구

지난 17일 정종율 대구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이 대구시청에서 배우섭 금호워터폴리스 통합대책위원회 위원장과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대구공무원노동조합 제공.
지난 17일 정종율 대구공무원노조 위원장이 대구시청에서 배우섭 금호워터폴리스 통합대책위원장과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대구공무원노동조합 제공.

대구시청 공무원들이 시청 앞 집회에서 나오는 확성기 소음에 대해 고통을 호소하며 대책을 요구했다.

대구공무원노동조합은 시청 앞 집회 소음과 관련해 금호워터폴리스 통합대책위원회 측에 소음을 줄일 것과 차량의 이동을 요구했다고 20일 밝혔다.

대구공무원노동조합에 따르면 집회가 시작된 것은 지난 2017년 7월로 햇수로 만 4년이 다되어간다.

금호워터폴리스 통합대책위원회 측은 금호워터폴리스 사업보상 관련 문제로 시청앞 주차장에 차량을 장기간 주차해놓고 있다.

사람이 없는 이 차량의 확성기에서는 매일 오전 2시간 남짓 민중가요와 과거 집회 때 녹음했던 구호나 꽹과리 소리 등을 내보내고 있다.

대구시청 공무원들은 과도한 확성기 소음으로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불가능한 수준이고 일부 직원들은 소음으로 인해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있다고 호소한다.

그동안 대구시청 공무원들은 ‘집회는 시민의 권리’라며 소음 등을 참아 왔지만, 최근 확성기 소음이 도를 넘어섰다며 직원 내부게시판을 통해 대구시에 조속한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집회 본래의 목적과는 무관한 ‘공무원 괴롭히기’로 전락했다고 직원들은 입을 모은다.

이에 대구공무원노동조합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7일 배우섭 금호워터폴리스 통합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집회 소음을 줄여줄 것과 장기 주차차량의 이동을 요구했다.

배우섭 위원장은 “즉답은 힘들지만 회의를 통해 검토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개정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서는 ‘집회시위 주최자는 확성기 등을 사용해 타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는 소음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을 위반하는 소음을 발생시켜서는 안 된다’고 규정돼 있다.

김영진 대공노 부위원장은 “집회는 헌법에서 보장하는 기본권이고 그분들은 절박한 마음으로 집회를 한 점은 잘 알고 있다”며 “그분들이 미워서 자제를 요청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장기 주차했던 차량은 20일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 총무과에서 중구청에 협조 요청을 해 이동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전에도 이동명령을 받고 차량을 뺐다가 다른 차량으로 집회를 이어간 적이 있어 이 문제가 해결된 것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송민규 기자 song@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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