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명 위해 2019년 시작해 위원회까지 거쳐
4개안 모두 비슷비슷한데… 전국민 참여 설문
“‘보여주기 행정’ 결정장애 행정’ 단면” 지적도

정부세종 신청사 조감도. 행안부 제공
정부세종 신청사 조감도. 행안부 제공

정부가 세종시에 짓고 있는 정부신청사 이름에 대한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다고 한다.

그런데 안으로 나온 4개 안이 그게 그것이다.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정부세종청사 18동 ▲정부세종청사 본관동 ▲정부세종청사 18동(중앙동)이다.

이것을 정하는데 2019년 5월부터 전문가와 입주기관 등으로부터 다양한 명칭안을 제안받아 ‘정부세종 신청사 명칭제정위원회’의 논의를 거쳤단다.

국민 입장에서 보면 별반 차이도 없고, 구분도 쉽지 않다. 이런 절차와 거창한 이름의 위원회를 거쳤다고 하기에는 결과물은 너무 단순하다.

그것도 이들 4개 안에 대한 선호도 조사를 하면서 전 국민 누구나가 참여할 수 있게 광화문1번가를 통해 설문조사를 한다고 한다.

이런 정도를 결정하는데 국민 누구나 참여하는 설문조사까지 해서 결정해야 할인지 궁금하다. 설문을 두고 “결정장애 행정의 한 단면”이라는 혹평도 나온다.

물론 “명칭제정위원회에서 선별한 명칭안에 대한 선호도 조사와 함께 이 외의 참신한 다른 명칭도 제안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러면서 “신청사 명칭은 기존청사(1~15동) 단지 중앙에 위치한 신청사의 공간적 특성과 청사 추가 건립 등 장래 확장성을 고려해 새로운 이름을 붙일 계획”이라고 했다.

덧붙여 “공무원만의 청사가 아닌 국민과 함께하는 청사의 가치를 담고, 모든 국민이 부르기 쉽고 알기 쉬운 이름을 찾겠다”고도 했다.

기존 4개 안이 산뜻하지 않으니 이에 개의치 말고 새로운 이름을 찾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4개 안 중에서 골라달라는 것인지 방점의 위치가 잘 보이지 않는다.

국민과 함께하는 청사를 지향한다면 애초부터 광화문1번가와 같은 곳에서 공모를 할 것이지, 이제 와서 4개 안을 만들어 선호도 조사를 하면서 기타 참신한 이름을 제안해도 된다는 것은 순서가 좀 바뀐듯하다.

명칭제정위원회를 거치고, 광화문1번가를 통해 선호도를 조사하는 게 국민에게는 보여주기식 겉치레 행정으로 비친다는 생각은 안 해봤는지 궁금하다.

참고로 15개 건물이 연결된 기존청사는 연면적 63만㎡, 35개 기관 1만 2000여 명이 근무 중인데, 2014년 준공했다. 이로부터 2.5㎞ 떨어져 있는 2개 동은 ‘정부세종2청사 16~17동’으로 이름을 붙여 사용 중이다. 이런 원칙이라면 새청사 이름은 대충 나오는 것 아닌가.

물론 설문조사를 하는 이벤트를 하면 정부가 세종에 신청사를 짓고 있고, 우리가 이런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국민에게 알리는 효과는 있을듯하다.

설문조사를 한다니 방법을 소개한다. 기간은 14일부터 27일까지이며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광화문1번가 홈페이지(www.gwanghwamoon1st.go.kr) ‘정책참여 > 설문참여’ 메뉴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조소연 정부청사관리본부장은 “정부청사는 정부와 국민이 만나는 대표적 소통 공간이다”며 “청사를 가장 잘 표현하고 누구에게나 친숙하게 기억될 수 있는 이름이 붙여질 수 있도록 국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했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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