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회 등 생략하고 SNS로 소회 전해
대형 재난은 적었지만, 과제는 수두룩
“국민비서처럼 국민안전·생활 챙길 것”
코로나19 현장 공무원들에 고마움 표해
“대면회의 확 줄었어요”… 직원들 반색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이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행안부 제공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3월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행안부 제공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이 2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그는 간담회 등 별도의 행사 없이 조용히 100일간의 소회와 앞으로 각오 등을 SNS 메시지로 전했다.

전 장관이 행안부 장관으로 낙점돼 인사청문회를 진행하는 동안 행안부 내부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문재인 정부 최측근 ‘3철’로 불리는 3인방 가운데 한 명이라는 점에서 청와대와 여당, 타 부처와의 협조가 원활할 것이라는 것은 기대였다.

반면, 우려는 더 컸다. “일 욕심이 많고, 한 번에 제대로 된 보고서를 가져오지 않으면 박살을 낸다더라” 등의 소문도 돌았다.

실제로 그는 취임 초 업무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잦은 보고 지시로 직원들은 힘들어했다. 보고서를 들고갔다가 퇴박을 맞은 직원도 적지 않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직원들의 탄식도 있었다.

무엇보다 직원들이 적응하지 못했던 것 가운데 하나가 그의 업무 스타일이다. 김부겸 장관(취임 당시 61세)이나 진영 장관(〃69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58세) 편에 속한다. 그래서인지 업무추진방식이 그들과는 많이 다른 편이다.

완성도 높은 보고서를 원하는 것이야 장관들의 공통된 특성이지만, 전 장관은 특히 소통과 현장을 중시했다. 이에 따라 현장을 즐겨 찾지만, 사진만 찍고 오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만나서 얘기를 듣고, 대화하는 것을 좋아한다.

토크쇼에 적극적이고, 젊은 층과의 잦은 만남이 바로 그것이다. 가서 치사나 하고 사진 찍고 오는 것으로 돼 있던 일정을 바꿔 대화 시간을 넣은 경우도 적잖다.

최근에는 업무파악이 끝나면서 대면보고 대신 영상회의와 전자 메모보고가 대폭 늘었다. 장관 주재 간부회의도 공개형 영상회의로 전환했다. 필요하면 누구든 얘기하고, 내용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직원들은 반색한다.

한 직원은 “최근 들어 보고서가 확 줄었다”면서 “젊은 장관이어서인지 회의와 행사 등의 스타일이 확실히 다른 것은 맞다”고 말했다.

전 장관은 전임 진영 장관에 비해 산불 등 대형 재난이 없었다는 점에서는 비교적 운이 좋은 장관에 속한다. 진 전 장관은 하루가 멀다 않고 재난현장에 달려가야 했다.

대신 그는 다른 과제를 한보따리 안고 있다. 그중 핵심은 코로나19 예방백신접종센터 운영 등 국민의 일상회복이다.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한 지역균형뉴딜, 30년 만의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른 새로운 자치분권 완성,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른 자치경찰제도의 안착 등 일복(?)이 많은 편이다.

요즘 전 장관이 직원과 지자체에 주문하는 것은 조직문화의 변화와 청렴이다. 특히 능력이나 성과에 앞서 공직자가 지녀야 할 제1의 덕목은 청렴이라는 것이다. 부쩍 언급이 잦아졌다는 게 주변의 얘기이다.

전 장관은 100일 소회에서 “시대와 세대의 변화에 맞춰 행정안전부도 변하고 있고, 행정안전부가 잘하면 지역이 잘 살며 결국 대한민국이 잘 된다고 믿는다”며 “백신접종을 포함해 국민 여러분께 도움이 되는 정보를 미리 챙겨드리는 ‘국민비서’처럼 행정안전부는 국민의 안전과 보다 나은 생활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약속했다.

전 장관은 코로나19에 맞서 현장에서 고생하는 직원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그는 100일 소회의 첫 머리에 “자가격리자 관리부터 선별진료소 운영, 백신예방접종센터 운영까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보건소를 포함한 지자체 공무원들, 그리고 함께 고생하는 행정안전부 가족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적었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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